▲문수스님 6주기에 참석해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
정수근
스님의 소신공양 소식은 또 다른 의미에서 또 한번의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스님이 소신공양하셨으니, 이제 전 불교계가 움직여서 4대강사업을 막아줄 것이란 큰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또 문수스님의 뜻이기도 하니 당연히 불교계가 나서줄 것을 믿어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수스님 다비식장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대신해서 내려온 조화를 보고는 "아,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면서 또 한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권에 눈치를 본 조계종에서 이 사건을 축소 대응했던 것이지요. 역시나 그 이후로 불교계 차원의 대응은 별로 없었습니다. 문수스님의 사자후만 메아리로 남을 뿐 그 유지를 받들어 싸울 용기도 기백도 없었던 것이 당시 불교계의 자화상이었습니다.
지난 5월 31일은 문수스님의 6주기 추모제가 열린 날입니다. 4대강 생명살림을 목표로 100일 수행길에 나선 스님들과 재가 불자 10여 분과 함께 스님이 소신공양하신 바로 그 위천 둑방에서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공식적인 첫 추모제인 셈입니다. 다행히 불교환경연대가 100일 수행길 과정에서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다시 힘차게 시작을 한다 하니, "우리도 힘차게 연대해서 4대강의 재자연화를 위해서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감히 스님 영전에 올려 봤습니다.
<녹조라떼 드실래요> 북콘서트 열려 4대강 책임자 심판과 4대강 재자연화의 염원을 담은 책인 <녹조라떼 드실래요> 북콘서트가 지난 6월 13일 대구에서 열렸습니다. 금강의 김종술 기자와 낙동강의 제가 토크를 나누는 식으로 4대강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바 '금종술과 낙수근의 토크쇼'가 벌어진 것인데요, '금강요정' 김종술 기자는 자신이 금강요정이 된 이유에서부터 취재를 하려도 취재할 돈이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궁핍했다가 되살아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었습니다. 취재할 돈이 없어 마지막 남은 돈 5,000원을 모아서 마지막 취재차 금강을 나서서 발견한 것이 큰빗이끼벌레라는 태형동물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아무도 그 정체를 모르는 이 낯선 생명은 그에게 다시 일어날 힘을 주었고, 그는 금강요정답게 부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