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에서 수익의 열쇠는 ‘테이블 회전율’이라고 하는데, 주인은 도통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저희 집에서 오래 머물며 힐링을 하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일찍 일어나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서운한 걸요” 부뚜막과 가마솥 등 전주인이 쓰던 세간도 버리지 않고 소품으로 되살려 놓은 모습.
<무한정보신문> 장선애
'루치아의 뜰'에서는 집이 손님을 맞는다.
방문객들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칠이 벗겨진 자리에 녹이 슬다 못해 철이 삭아 구멍난 파란색 대문을 통과하는 순간 사람들 눈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못쓰게 돼 엎어놓은 항아리, 풍금, 소쿠리, 문짝으로 만든 야외탁자, 이 집이 지어졌을 때부터 있었을 파란색 펌프….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듯 하지만 각자 빛나고 서로 어우러져 풍경이 되는 이 작은 마당에 마음을 뺏긴 사람들은 느린 걸음으로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안으로 들어선 뒤에도 서성이기는 마찬가지다. "좀 둘러봐도 될까요?" "사진 찍어도 될까요?" "그럼요, 얼마든지요." 주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좁고 낮은 자신의 부엌까지 개방한다.
고작 열평 남짓한 공간이건만, 하루종일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눈길 닿는 모든 곳에서 이야기가 살아난다. 대들보의 상량문, 매끄럽지 않아 더 정겨운 서까래와 기둥, 노출된 전선, 아궁이와 가마솥, 탁자가 된 자개장롱 문짝, 조선시대 사대부가에서 쓰던 찻상, 지금도 멀쩡하게 음악을 들려주는 축음기, 파란색 날개가 달린 머리 큰 선풍기….
나태주 시인은 '루치아의 뜰'이라는 시에서. '오래 묵은 시간이 먼저 와서 기다리는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곳은 전국민이 애송하는 그의 시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스텔라의 뜰이 루치아의 뜰로한 가난한 부부가 평생을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손수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나무를 다듬고 흙을 바르고, 부족한 재료를 구하느라 멈추고 짓기를 반복하며 3년에 걸쳐 지은 집. 하지만 남편은 집을 완성한 지 3년 만에 세상을 뜨고, 장성한 자식들이 도시로 떠난 뒤에도 홀로 남아 오랫동안 집을 지키던 아내마저 세상을 떠났다. 자식들 역시 부모님의 마음과 자신들의 꿈이 깃든 집을 팔지 못해 여러해 동안 집은 홀로 낡아 허물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