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2월 26일 가덕신공항 유치 희망지였던 강서구 가덕도 새바지 해안을 배경으로 출마 선언하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모습.
정민규
<시간 여행자의 아내>, <어바웃타임>, <이프온리>,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봤다면 이들 영화의 공통점을 바로 파악할 수 있을 듯합니다. 바로 주인공이 과거나 미래로 갑자기 이동하며 겪게 되는 '타임슬립'이 핵심 소재인 영화들이죠.
만약 과거에서 온 자신이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건다면 뭐라고 할까요? 영화 속 일이라도 정치인들은 부디 이걸 상상 속에서나 벌어지는 일로 여기진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은 취재 방식을 조금 바꿔보려 합니다.
27일 부산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신공항 유치 실패에도 "신공항에 시장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파기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런 지금의 서병수 시장에게 과거의 정치인 서병수라면 어떤 말을 던질까요? 그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했던 발언을 토대로 이를 재구성해보겠습니다.
"공약 만들어질 때 타당성, 실현가능성 검토해야"지금의 서 시장은 부산시청에서 열린 신공항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존 사퇴 약속 대신 "사퇴하지 않겠다"면서 "저에게 주어진 책무는 김해 신공항을 부산시민들이 염원하는 공항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서 시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지난 2013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무공천 공약 이행을 강조하며 "정치인들이라고 하는 것은 법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국민에게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관련 기사:
"서병수 "무공천 약속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 속이는 것")
지금의 서 시장은 "반드시 '가덕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다 지키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기자회견을 열었죠. 하지만 과거의 정치인 서병수의 잣대라면 이를 용납할 수 있을까요.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공약 파기 기자회견에 앞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대단히 유감이고, 그 결정 과정에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공약이라고 하는 것이 만들어질 때 그 타당성이라든가 실현가능성, 이런 것을 검토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을 면밀하게 공약을 하고, 대선에 당선된 이후에라도 그 직후에라도 검토를 해서 이 실현가능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발표하고, 그것을 빠른 시간 안에 결정을 했었어야..." (
관련기사:서병수 "MB탈당, 더 이상 언급 말아야")
이어 당시 여당 최고위원이던 서 시장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지경인데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이 책임 있는 당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공약작성 책임자와 정책 결정 시기를 놓친 정책 책임자도 문책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관련 기사: 與 신공항·과학벨트 파열음 계속..서병수 최고위원 정책책임자 문책 주장)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소신 밝히던 사람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