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부대가 주둔해 있다가 2006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됐던 천성산 제1봉 정상 부근에 철조망과 폐타이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윤성효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보지로 경남 양산 천성산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11일 오후 새누리당 윤영석 국회의원(양산갑)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조금 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며 "한 장관은 '사실 무근이고,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 언론이 앞서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한 장관한테 '양산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양산 국회의원들은 사드의 천성산 배치에 대해 반대했다. 윤영석 의원은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지역갈등을 부추기게 되며,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양산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실효성이 없다.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양산을)은 전화통화에서 "국방장관 면담을 요청해 놓았다"며 "양산은 고리원전과 15km 거리에 있고, 사드까지 배치된다면 위험 요소가 한곳에 모여드는 것이다. 북의 요격 대상이 될 텐데 절대 안 된다.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술렁거려... "민란 수준의 반발 일어날 것" 시민사회진영도 술렁이고 있다. 허문화 김해양산환경연합 공동대표는 "사드 배치 후보지로 양산이 거론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천성산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사드 배치 지역이 된다면 민란 수준의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 말했다.
불교계도 반발하고 있다. 내원사의 한 스님은 "천성산 정상 부근에 있는 군인 기지를 그동안 국방부가 무단으로 점령하며 훼손해 왔고, 불교계는 2003년부터 습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불교성지로 가꿔가고 있는 중이다"며 "이런 가운데 이곳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된다고 하니 어떤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라도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통도사도 사드의 천성산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
천성산(원효산, 해발 922m) 정상부는 양산시와 내원사 소유 땅으로, 국방부(공군)가 오랫동안 사용해 오다 2003년 12월 레이더 기지를 철수했다.
이곳은 2006년 2월 군사보호지역에서 해제되었지만, 곳곳에 철조망과 '지뢰 위험 안내판', 폐타이어 등 군부대 시설물이 아직 남아 있고,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3월 보도자료를 통해 "사드 미사일 포대는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 차량 6대, 통제소, 발전기 및 지원 시설 등으로 구성되는데, 레이더 운용을 위해 최소 11만2000㎡(축구장 15개 면적)에 달하는 평지가 필요하며, 미사일 포대 장비와 주둔 병력 거주를 위한 부대시설 면적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며 "현실적으로 검토해 보더라도 우리 양산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는 장소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