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TK, 사드배치와 관련한 입장 발표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새누리당 이완영 이철우 이만희 의원등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드 대구경북 지역 배치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남소연
"사드 배치 성주 확정이라던데.""응? 그런 기사가 났어?"13일 국방부 사드 배치 지역 발표 소식에 이완영 의원을 비롯한 대구·경북 지역(TK) 의원들이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이날 이완영, 이철우, 이만희 등 TK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지역 사드 배치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론관 기자회견에 앞서 흡연부스에서 담배를 태우며 기자회견문의 문구를 고치던 이완영 의원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사드 배치가 막 확정된 경북 성주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그였다. 이 의원은 스스로 "사면초가다"라고 표현했다.
사드 배치를 적극 찬성하는 당론을 따르자니 지역 주민의 불만과 원성을 무시할 수 없고, 주민의 반대 목소리를 받들자니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 국익을 위한 대승적 결단"을 강조하는 당내 기조를 거부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린 것이다.
이완영 "어젯밤까지도 선정 이야기 없었다"기자회견 시작 3분 전, '사드배치 부지 오후 3시 발표, 성주로 결정'이라는 속보 알람이 의원·보좌진들의 휴대전화에 울리기 시작했다. 한 보좌관은 액정 화면을 들어 소식을 알렸다.
갑작스런 발표 소식에 의원들은 다급히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기자회견 전, 이완영 의원은 "성주가 확실하다고 한다"는 기자들의 전언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면서 "하나(칠곡군) 밀어내면 또 하나(성주군) 밀고..."라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어젯밤까지도 (한민구 국방)장관으로부터 지역 선정을 아직 못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확실한 발표가 있어야 (대응)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에도 그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지역구에) 내려가면 국회의원으로 무슨 일 하냐고 비판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최근 대구 공항 이전도 (사드배치에) 맞춰서 나오니, 대구·경북 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린 TK 지역 21명 의원들은 ▲ 선정기준, 절차 투명 공개 및 주민 소통 ▲ 레이더 전자파 진실 홍보 ▲ 국책 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 마련, 이렇게 정부에 '사드 배치 선결 조건' 3가지를 요구했다. 요지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주민 설득을 위한 선결 조건이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북 포항·예천 등 TK 지역 곳곳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2,3일 전만 해도 "우리 지역은 안 된다"며 난색을 표했던 것과 달리 후보지가 성주로 굳어지자 '사드 불가피론'으로 정부를 뒷받침하기로 TK 의원 다수가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유승민, 백승주 의원은 전화 통화가 안 된다는 이유로 해당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의원은 "추경호 의원은 직접 (자신은) 빼달라고 전화가 왔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주 지역구의 이완영 의원도 "오늘의 메시지는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정부에 요구 사항을 밝히고 지역구 의원으로서 주민 뜻을 받아들여 주민과 함께 행동하기로 했다는 것"이라면서 "설득할 게 있으면 하고, 주민 뜻을 파악하면서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광우병 사태 때처럼 사드 피해망상 안돼"사드 배치 피해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차단해야 한다는 적극 대처론도 나왔다.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드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광우병 사태 때처럼 사드 피해에 대한 망상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그런 부분을 소상히 알릴 필요가 있었는데 (국방부의) 홍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여당 수뇌부도 이제는 TK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오전 혁신비상대책위에서 "고작 님비(지역이기주의)로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해선 안 된다"면서 "지역 정가도 자중하고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의 홍문종 의원도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 천안함 사건, 세월호 침몰 등을 언급하며 "근거 없는 문제제기로 인한 소모적 논쟁이 얼마나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국력을 낭비했나"라면서 사드 배치를 겨냥한 유언비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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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TK의원들, 성주 확정되자 '사드 불가피'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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