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사건'에 홍준표 지사의 측근들이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12일부터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13일 경남 야5당 관계자들이 격려 방문했다.
윤성효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말, 말, 말!주인공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그는 어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이던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에게 '2년간 단식해봐라', '쓰레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며 막말의 대가로서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물론 그의 막말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달 자신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학부모를 겨냥해 "내가 요즘 두 가지 모욕감을 느끼는데 그중 하나는 주민소환이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냐"라며 '배은망덕'이란 말을 내뱉은 바 있다.
2011년 10월 홍익대 인근카페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다운미팅에선 자신의 과거 소개팅 사연을 소개하며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다.", "꼴 같잖은 게 (같은 당 소장파 의원을 지칭한 듯)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라고 말했으며, 2011년 7월엔 기자에게 폭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을 출입하던 한 기자가 "이영수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나요?"라며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그는 기자를 노려보며 "그걸 왜 물어봐? 너 진짜..."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라는 폭언도 이어졌다. 이러한 막말 '기록'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름 승승장구해왔다.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고, 현재는 2선의 경남도지사로 재직 중이다. 잦은 막말에도 불구하고 '롱런(long run)'해온 셈이다.
언어는 한 사람의 사고 체계를 넌지시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맞는다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사고 체계는 도지사는 물론 공직자로서도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도민의 종복이여야 할 도지사가 도민들에게 '배은망덕', '개 같은 경우'라는 말을 쓰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며, 도민의 지지로 선출된 도의원에게 '쓰레기','개가 짖어도'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도 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의문에 대해선 당연히 질문해야 할 기자에게 '맞고 싶냐'는 과격한 표현을 쓴 것 또한 그렇다. 물론 말 한마디로 누군가의 사고 체계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막말이 반복될 때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 사람이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것인지를.
그간 홍 지사는 여러 번의 막말에도 불구하고 꽤나 성공한 정치인의 삶을 걸어왔다.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몇몇 공직자들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그 이유가 뭘까? 아무래도 우리가 홍준표 지사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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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홍준표의 롱런, 그 이유가 과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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