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향해 소화기 뿌리는 경찰정부가 한반도 사드배치를 성주군으로 확정한 후 15일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을 찾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배치를 설명하던 도중 성주군민들이 계란과 물병을 던지자 버스 안으로 피했다. 이후 황 총리의 대치 시간이 길어지자 경찰이 분말소화기와 액상 소화기를 주민들에게 뿌리며 황 총리의 도주길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희훈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둘러싼 논란에 어김없이 '외부세력' 담론이 끼어 들었다. 이재복 공동투쟁위원장은 '황교안 총리가 방문한 날 외부세력이 개입한 것이 폭력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가 반강제로 사임당했다. 그러나 경찰은 외부세력을 찾겠다며 나섰고, 일각에서도 '쓸데없이 (외부인이) 성주에 끼어드는 것은 사드운동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논리다. 예상치 못한 저항이 일어나면 정부는 항상 '배후세력'과 '외부세력'을 찾았다. 순수한 주민들이 그토록 강도 높은 저항에 '스스로' 나설 리는 없다는 인식이다.
게다가 성주는 정부와 여당, 특히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 지역 아니었던가? 그래서 성난 성주 주민들의 분노는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성주 외부의' 세력들이 개입해 순수한 주민을 현혹한 것으로 그려진다.
지금 이 '외부세력'담론 만큼이나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며 논점을 흐리는 담론도 없다.
사드배치 문제가 성주지역만의 문제인가? 첫째, 성주에 사드부대를 배치하는 것이 '성주'만의 문제인가? 사드는 성주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이것이 '성주지역'으로 국한된 문제였다면 애초에 성주지역 주민들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이 일을 추진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이 문제에서 '외부세력' 담론을 끌고 들어온 것은 마치 사드배치 문제가 성주만의 문제인 것처럼, 이것이 부대배치로 인한 소음과 전자파만의 문제인 것처럼 그려 놓고 있다. 즉, 외부세력 담론은 사드 문제를 성주지역만의 문제로 제한하려는 정부의 전략이 배경에 있다.
성주주민의 입장에서도, 사드배치 반대 이유가 땅값 하락 때문이건, 자녀들의 안전권과 생명권 때문이건 간에 이미 성주만의 문제일 수 없다. 일각에서는 성주의 분노가 '사드는 찬성하지만 우리 지역은 안 된다'는 님비 현상이라고 힐난하고 있지만 막상 성주 주민들은 '사드 원천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성주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면 이 문제에 관한 한 우리는 모두 외부세력이 아니라 당사자, 즉 내부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