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시몹이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상팀이 노출시키지 않고 촬영을 준비하고있다.
진민용
이제 누군가 그 휴지를 주워서 휴지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 휴지통에 휴지를 넣는 주인공이 나타나는 순간,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손뼉을 치고, 작은 불빛장식을 흔들어 주며 주인공을 향해 달려간다.
여기까지가 부버페기획단이 준비한 오늘의 플래시몹이다. 해가 모두 떨어진 후 시작될 공연에 4시부터 나와서 준비하고 있는 멤버들은 영상팀을 중심으로 순간의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만전을 기한다.
해는 떨어지고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공원 가로등 불빛이 하나둘씩 들어오는 7시를 조금 넘긴시간, 버스커 손현민이 공연을 시작한다. 관람객으로 위장한 모퍼들은 공연 보다는 휴지통에 시선을 두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공연을 시작하고 한 시간, 준비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무려 4시간 이상을 기다렸고, 날은 점점 어두워져 버스커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두 번째 버스커인 4인조 그룹 '해피피플'이 공연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휴지통은 비어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사람들도 점점 집으로 돌아가면서 공원에는 서포터즈들 외에는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어린아이의 손이 휴지통으로 향했을때, 기쁨은 잊을 수 없다"

▲ 이날 주인공이 된 안도현군이 휴지통에 휴지를 넣고 있다.
진민용
이들의 정성을 하늘이 배반하지 않았던 걸까. 엄마 손을 잡고 산책 나온 한 어린아이가 갑자기 어딘가에서 달려나와 휴지를 줍더니 멤버들이 준비해 놓은 휴지통에 집어넣었다.
그 순간 지켜보던 모든 서포터즈들과 멤버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아이에게로 달려들어 준비한 플래시를 흔들었다. 놀란 어린아이는 갑작스런 일에 놀라며 엄마품으로 달려갔고, 엄마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뒤늦게 모든 상황을 알게된 엄마는 그제서야 이해하고 아이에게 설명해주며 달랬다. 이날 주인공은 올해 세 살인 안동현군, 동현군의 어머니 강윤정(29)씨는 일요일 오후에 바람을 쐬러 남편과 두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 안도현군의 어머니 강윤정씨는 평소에도 도현이가 청소를 잘 하고 휴지를 잘 줍는다고 말했다.
진민용
강씨는 "평소에 아이가 휴지같은걸 잘 주워 버리는 편"이라면서 "오늘도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휴지를 버리는 것을 보고 달려가더니 주워서 옆의 휴지통에 넣길래, 또 저러는구나 싶었다"며 이게 플래시몹인지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부버페기획단' 정기환 단장은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에서 준비했는데, 어린 아이 한 명이 주인공이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의미있는 플래시몹을 다양하게 준비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버스커페스티벌기획단, 이들은 누구일까 이번 행사를 준비한 '부버페기획단'은 단장 정기환(28)씨를 중심으로 약 30명의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 세 번째 이어지는 '부산버스킹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기획팀, 영상팀, 마케팅팀, 디자인팀으로 구성한 후 지금은 버스커들을 모집 중이다. 지난 5월1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이들은 오는 9월16일, 추석연휴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축제를 열 계획이다.

▲ 9월에 개최하는 페스티벌에서 버스커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부산버스킹페스티벌기획단

▲ 지난 5월1일 발대식을 가진 부산버스킹페스티벌기획단.
부산버스킹페스티벌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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