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리어카 만드는 이 회사, 뭘까?

[인터뷰] 4주년을 맞은 사회적 미디어 기업 '단잠' 허성용 대표

등록 2016.08.02 10:23수정 2016.08.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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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미디어 단잠 대표 허성용 감독
공공미디어 단잠 대표 허성용 감독김용만

지난 7월 28일, 지역의 사회적 기업인 공공미디어 단잠이 4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참석치 못했으나 29일에 개인적으로 찾아가 단잠의 대표이신 허성용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 단잠의 4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단잠이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을지 아무도 몰랐다고 하는데요. 감독님은 예상하셨습니까?
"솔직히 저 또한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에 이렇게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4년까지 이어온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단잠을 응원하시고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부터 올립니다."

- 단잠의 설립취지를 설명해주세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단잠을 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노동자분들을 대상으로 영상교육도 하고, 투쟁현장 촬영 등 노동자분들을 위한 영상을 주로 찍고 지원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단잠이라는 팀이 탄생하게 되었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튼튼한 울타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소식을 저희의 역량을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재미있는 기획도 많이 하고 싶었습니다. 1년 차에는 빵빵빵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폐품 주우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지역민들에게 펀딩을 받아 리어카를 만들어 드린 '러브리어카'프로젝트도 추진했습니다. '쌀책'교환이라는 프로젝트도 했었는데 호응이 좋았고 재미있었습니다."

- 여러 프로젝트들을 말씀하셨는데 각 프로젝트들을 소개좀 해주시죠.
"빵빵빵 프로젝트는 지역에서 개인 빵집을 하시던 분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생을 달리 하시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뒤 지역의 빵집을 프랜차이즈로부터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빵집을 많이 애용하는 젊은이들이 지역에서 효모를 사용하지 않는 빵집,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빵집, 팥빵이 맛있는 빵집, 산도가 맛있는 빵집 등을 찾아내어 소개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초기에는 참여율도 좋았고 지역의 많은 빵집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의 생각은 지역의 빵집들이 각자의 재주를 함께 공유하며 지역 빵집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건강히 상생하자는 것이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저희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던, 아쉬움이 많았던 프로젝트 였습니다.

'러브리어카'는 소개드린 바와 같이 폐품 주우시는 어르신들께서 리어카도 변변치 못한 것을 가지고 힘들게 일하시는 것을 보고 리어카를 보다 가볍게, 튼튼하게 만들어 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프로젝트입니다.


지역민들에게 펀딩을 받은 금액으로 리어카를 만들어 드리고 그 리어카에는 후원자의 이름을 새겨 드렸습니다. 후원자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라도 자신의 이름이 적힌 리어카를 보면 한번 더 밀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였습니다. 지역민들과 함게 잘 사는 것을 기획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사회봉사단체라 아니라서 이 사업은 끝까지 할 순 없었고 현재는 경남 자원봉사센터에 이관해서 진행 중입니다.

'쌀책'교환 프로젝트도 간단합니다. 안쓰는 책, 버리는 책들을 저희가 모아서 창원의 대형 아파트 단지에 가서 책을 팔았습니다. 단,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쌀을 받고 책을 교환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팔아 모은 쌀은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좋은 순환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어차피 나에게 필요 없는 책을 그냥 버리지 말고 그 책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것이죠. 그리고 금액은 돈이 아니라 쌀봉투에 자신이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쌀을 가져오면 교환해 드렸습니다. 그 쌀은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다시 돌려드리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쌀이 생기는 일이지요. 저희들이 했던 것은 단지 버리는 책을 모아 다시 팔았던 것 뿐입니다.

저희는 이런 프로젝트를 누군가가 받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기업인이라 이윤이 있어야 합니다. 저희 팀이 저 포함 8명인데 직원들의 월급도 줘야 하구요. 지역 도서관에서 이 프로젝트를 받아서 계속 이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영상제작팀이기에 이 모든 것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남기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공공미디어 단잠'을 검색해 보시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웃사람'이라는 프로젝트도 알리고 싶습니다. 지역의 특별한 것 같지만 평범하고, 평범한 것 같지만 특별한, 말 그대로 우리들의 이웃들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저희는 이 분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드려서 지역 상생의 또 다른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모니카, 아코디언, 기타 등 악기를 연주하는 분들을 소개하고 그 분들이 연결되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 같이 지역에서 공연을 개최하는 등, 상생하는 사회가 목표입니다. 단잠은 지역 상생의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사회적 기업 공공미디어 단잠 식구들
사회적 기업 공공미디어 단잠 식구들단잠

- 정말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 오셨고 해내시고 계신데요. 감독님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사업들이 있다면요?
"저희는 지역의 위탁형 대안학교인 범숙학교 학생들에게 영상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영화를 찍을 수 있게 함께 했구요. 아이들이 지리산을 등반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을 때도 함께 했었습니다.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범숙학교 같은 경우 2명의 강사비가 나와도 저희는 8명이 들어갑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이 중요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있다는 믿음도 주고 싶고,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사진교육도 실시합니다. 들리지 않는 아이들과 사진 수업을 할 때에는 액션을 더 크게 합니다. 이 분들은 몸이 불편하지만 사진에는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작품들도 훌륭하구요. 정말 보람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진찍기 수업도 하고 있고 촌에 마을을 찾아다니며 영화상영을 하는 '찾아가는 영화상영회'도 하고 있습니다. <국제시장>, <장수,상회>, <그대를 사랑합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을 상영했는 데 한 할머니께서 '시집와서 영화를 스크린에 보는 것은 처음'이시라며 고맙다고 손잡고 인사하시는 데 정말 뭉클했습니다."

- 정말 대단하신데요. 말씀을 들어보면 '단잠'은 사회봉사단체 같은데, 아닌가요?
"아닙니다. 저희들은 엄연히 영상을 제작하는 회사입니다. 저희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는 당연히 영상제작입니다. 하지만 영상만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보다 더 행복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아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그럼 수익은 어떻게 발생하는 가요? 감독님도 계시지만 함께 일하시는 분들도 7분이나 계신데, 생활은 가능한가요?
"사실 제일 고민입니다. 장애인 복지관 등 사회단체에서 홍보영상 제작 문의가 들어옵니다. 이 과정에서 주 수익을 창출하고 영상교육, 사진 교육 등 교육 사업을 통해서도 수익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분명히 프로들입니다."

- 왠지 업체 홍보 같은데요?
"하하 맞습니다. 사실 저희 팀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를 빼곤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입니다. 이 친구들이 더 나은 직장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삶의 가치를 위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들이 큰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입장에선 함께 해주는 것만해도 너무 고맙지요. 저희는 더 큰 그림을 그려서 더 많은 지역민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번씩 현실적 한계 때문에 좌절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들 일 잘합니다. 믿고 맡겨 주십시오. 함께 행복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단잠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영화제작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저의 개인적인 작품이었던 <귀천>, <부자유친>, <짜장과 짬뽕> 등이 있었고 단잠팀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밀양의 송전탑 이야기를 담은 <오래된 희망>, <굿바이 마산> 등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희망>의 경우 경남 밀양의 송전탑이야기였습니다. 당시 전국의 미디어 팀이 와서 밀양소식을 전했으나 지역의 미디어팀이 없었던 것이 상당히 부끄러웠습니다. 해서 저희라도 밀양 이야기를 제대로, 끝까지 알려보자는 뜻으로 밀양에 남아 촬영을 했고 그것을 작품으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최종 목표이긴 하나 저희가 꿈꾸는 세상은 누구나 배고프지 않은 세상, 열심히 사는데 힘들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위해 저희 팀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그 이상으로 함께 할 생각입니다. 세상은 소수의 노력, 능력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연결되지 않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희는 영상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 능력을 바탕으로 세상이 보다 더 연결되고 서로 의지하며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공공미디어 단잠은 2012년에 만들어졌고 횟수로 4년째에 접어든 사회적 기업입니다. 단잠의 뜻은 말 그래도 달콤한 잠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달콤한 잠을 잘 수 있게 도와 주고 싶다고 합니다. 이들의 현재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청년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이들은 오늘도 모여 어떻게 하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논의합니다.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달려가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셈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런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청년들이 당당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청년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기업 공공미디어 단잠팀은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사회의 구석구석을 찍으려 다닙니다. 사람들을 양지바른 곳으로 소개하여 자신들의 능력을 확인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동이 힘든 사람들에게는 직접 찾아가 가르치고 영화를 상영합니다.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사회가 아직 건강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들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이들의 노력과 활동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의 외치는 "레디, 액션"은 지역민 모두에게 삶의 시작 소리로 들립니다. 나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단잠팀, 그들의 다음 크랭크 인이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오마이 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단잠에 대해 문의하실 분들은 070-8853-9881 번으로 연락주세요.
#공공미디어 단잠 #사회적 기업 #허성용 #범숙학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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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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