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전남 강진, 73) 9단은 1966년부터 국내 최고의 기전인 국수전을 6연패하면서 ‘영원한 국수’라는 호칭이 붙는다. 사진은 지난해 한ㆍ중 단체바둑대항전에서 우승한 한국팀. 왼쪽부터 이세돌ㆍ박정환 9단, 전라남도 우기종 정무부지사, 김인 국수, 최철한 9단
한국기원
역대 한국 바둑 최강계보 모두 '호남'출신, 이유는... '2016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한다. 출전 기사들의 이동편의와 중계 등을 고려할 때 여건이 좋은 수도권이 개최지로서 적합하지만, 남도 끝자락에서 열리는 이유가 사뭇 관심을 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를 홍보하면서 대회장소인 전남 신안과 강진, 영암을 '국수(國手)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그 이유는 한국 바둑계를 지배했던 국수들이 고향이 대부분 전남 일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이 말하는 국수들은 강진군 김인(73), 영암군 조훈현(63), 신안군 이세돌(33) 기사를 일컫는다.
김인 국수는 1960년대부터 7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동안 1인자 자리를 지킨 바둑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조훈현(전남 영암) 국수는 20여년 동안 거의 모든 기전을 독식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세돌 9단은 본인 이외에 친형 이상훈 9단, 작은 누나 이세나씨가 '월간 바둑'의 편집장을 맡는 등 온 가족이 바둑계에 몸담고 있다.
호남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더 뚜렷해진다. 이번 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한국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광주광역시 태생이다. 바둑계에서는 한국 바둑 최강자 계보를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이세돌 9단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전북 부안 출신의 조남철(1923∼2006년) 국수에게는 한국 현대바둑의 뿌리라는 칭송이 따라 붙는다. 조 국수는 1945년 한국기원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해 한국 현대바둑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6년 타계한 조남철 선생은 한국바둑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
조남철 국수의 뒤를 물려받은 이가 김인 국수다. 15세에 프로기사로 입단한 김인 9단은 1966년부터 국내 최고의 기전인 국수전을 6연패하면서 '영원한 국수'라는 호칭이 붙는다. 그 뒤를 이어 조훈현(전남 영암)국수는 20여년 동안 거의 모든 기전을 독식한다. 그의 제자 이창호(전북 전주)가 나타나면서 1인자 자리를 물려주고, 그 뒤는 이세돌(전남 신안)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