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반발 우려했다가 좌천당한 김진수 해설위원(좌)과 중국 비판에 나선 후임 윤제춘 해설위원(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
북 집요한 사드 비난... 남남 갈등 부채질>(8/3, 5번째, 허효진 기자)의 경우, "로동신문은 남측이 미국의 사드를 끌어들이는 데 동의해 스스로 러시아와 중국의 목표가 됐다고 주장하며 한미 대 중러의 대립구도를 조성하려 애씁니다"라며 '한·미 대 중·러'의 긴장 고조를 아예 '북한의 주장'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이런 태도를 지니고 있던 KBS가 8월 10일 내놓은 보도는, 종전의 태도를 번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KBS가 돌연 '한·미·일 공동 미사일 방어망'을 선전하고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KBS는 리포트를 시작부터 "달라진 중국" 때문에 한·미·일 3국이 촘촘한 방어망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보도 내내 "북한에 대한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로 북핵을 억제한다는 설명도 반복했다. 즉 '한·미·일 공동 방어망'은 대북제재를 약속했다가 태도를 바꾼 중국 때문에 구축됐다는 것이 KBS 주장의 핵심이다. KBS는 동북아의 긴장 고조라는 현실에 있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우리 정부의 책임은 없고 북한과 중국의 책임만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KBS의 의도는 확실해 보인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한류 금지, 상용비자 발급 요건 강화 등 보복 조치를 단행했고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분명한 항의다.
한편 11일에는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를 총괄하는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 제임스 시링 국장이 방한해 국내외적 논란에 시달리는 사드 배치를 의논했다. 사드 배치를 더욱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임스 시링 국장은 지난 4월 14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드가 미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을 이루는 '핵심지휘통제체계(C2BMC)'의 일원으로 작동한다'고 밝혔던 인물이다.
중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없고,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와 무관하다는 정부 입장이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KBS는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의 현실화를 극구 부인하던 종전의 입장을 버리고, 그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책임은 중국과 북한에 떠넘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결국 KBS는 최근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사대 외교'로 규정하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에도 물꼬를 튼 정부의 국면 전환을 거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드 논란을 '모든 책임은 중국과 중국에 동조하는 사드 반대파들에게 있다'는 '마녀사냥'으로 덮어버리려는 것이다.
[나쁜 보도②] 방중한 더민주 의원들을 '죄인'으로 만든 TV조선- TV조선 <
귀국길 항의시위... "잘했다" 자평>(22번째, 박소영 기자)
지난 10일, 중국을 방문했던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인이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공항 입국장에는 일부 보수단체가 더민주 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고성을 질러 일대 소란이 빚어졌다. 방중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사대외교' '입국 금지' 등 각종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던 새누리당은 이날도 더민주 의원들의 사과와 징계를 요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중국 언론들도 더민주 의원들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갔다며 불만을 표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일제히 더민주 의원들의 입국 풍경과 여야의 대립을 보도했다. 지상파 3사와 TV조선, 채널A, MBN이 관련 보도를 1건씩 냈고 JTBC는 3건을 보도했다.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의 보도량은 종전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더민주 의원들이 출국하기 나흘 전인 4일부터 1~2건의 보도로 방중을 꾸준히 비판해왔다. 심지어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 5일부터 7일까지 더민주 방중 비판 보도가 각각 7건과 5건에 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방중 일정이 끝나고 그 성과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10일에는 1건의 보도만 낸 것이다.
이번 방중이 애초부터 그렇게 열을 올릴 사안이 아니었음을 방송사들 스스로 방증한 꼴이다. 더민주 의원들에게 쏟아진 '사대외교' 등 원색적 비난이 사실과 다름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국 언론들도 더민주 의원들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을 정도였다.
방중을 주도한 김영호 의원은 1개월 전 방중을 계획할 당시부터 자신의 모교인 북경대학교 방문 등 학술 교류가 주된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매국 프레임'까지 꺼내든 정부·여당의 입장에 편승해 연일 공세적 보도를 이어간 것이다. 사드 논란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여론전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입국 풍경을 전한 10일, 그나마 내놓은 1건의 보도 중에서 TV조선의 보도가 가장 노골적이었다. 6개 방송사 모두 더민주 의원들에 대한 비판과 폄훼를 빼놓지 않았지만 TV조선은 독보적이다. TV조선 <귀국길 항의시위... "잘했다" 자평>은 보도 내내 화면 좌측 상단에 "더민주 6인 성과 없이 귀국"이라는 자막을 띄웠다.
KBS는 "야 사드 방중단 귀국", MBC "방중단 귀국... 엇갈린 평가", JTBC는 "더민주 6인 귀국... 공항 소란" 등 객관적인 자막을 썼다. TV조선처럼 비난성 자막을 단 것은 채널A뿐이다. 채널A <
'빈손 귀국' 아수라장>(톱보도, 조영민 기자)은 "'빈손 귀국' 아수라장"이라는 자막을 깔았지만, 내용에서는 TV조선이 더 악의적이었다.
TV조선은 보수단체 회원들의 입국장 항의 장면을 보여주면서 "중국을 다녀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입국 통로까지 바꿔가며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당당한 듯 말합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인파 속에서 "영웅 대접 받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냥 일정 잘 소화했어요, 차분하게"라고 말하는 김영호 의원의 모습을 덧붙였다.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온' 더민주 의원들이 말은 '당당하게' 했다는 기자의 어투는 비아냥거림에 가까웠다.
이어서 기자는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까지 갖고 한중 관계의 악화를 막는 데 기여했다고도 자평"했다며 마치 더민주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가질 자격도 없다는 듯 설명했다. 이후에는 "주권에 관한 사항을 외국에 가서 상의하는 사대주의적 태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사죄와 징계'를 요구한 새누리당 입장을 보도했다.
그런데 기자는 이런 새누리당 입장에 대한 더민주의 반박을 덧붙이면서 "하지만 더민주 지도부는 이들을 감싸고 돕니다"라며 또 비아냥거리는 표현을 썼다. '감싸고 돌다'의 사전적 의미는 '허물을 덮어주고 두둔하다'이다. 중국을 방문한 더민주 의원들에게 죄가 있다는 강력한 전제가 TV조선 보도 전반에 깔려있는 것이다.
이날 타사도 입국장을 가득 메운 보수단체 회원들의 항의 시위와 중국 언론의 냉담한 반응을 조명하면서 더민주 방중을 깎아내렸으나 TV조선처럼 보도 내내 부정적 논조를 내비치지는 않았다. 채널A <'빈손 귀국' 아수라장> 역시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연 의원단은 여당의 공세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라는 설명으로 더민주 의원들의 기자회견과 입장을 전했고, 새누리당의 비판에 대한 더민주 측 반박도 "더민주는 대통령 눈치보기 좀 그만하라고 맞받아쳤습니다"라는 언급으로 보도했다. TV조선만이 노골적으로 정부·여당의 편에 서서 보도한 것이다.
이는 언론이 지녀야 할 기초적인 공정성과 합리성을 내던진 태도이다. 특히 TV조선은 8일, 야당 의원들을 직접 지목해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거나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며 매카시즘적 행태를 보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단 한 번도 비판적 태도를 취한 적이 없다.
오히려 같은 날 TV조선 <
중국서 비공개 회의... 일부 일정 취소>(톱보도, 홍혜영 기자)는 방중 첫날 중국 관영매체 취재진이 단 한 명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이용당할 여지가 크다"며 대통령의 '매국 프레임'을 거들었다. 또한 <
북중 무역 늘어... 제재 풀어주나>(8/8, 25번째, 엄성섭 기자)을 통해 정체 모를 '대북 소식통'의 '카더라'를 빌미로 "북한 외무성이 최근 한미일 대 중러 대결구도를 부추기는 선전전을 펴라는 지침"이 내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사드 반대 목소리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데도 일조한 것이다.
[민언련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 8월 10일- TV조선 <
'오더 투표'가 단일화 눌렀다>(17번째, 신정훈 기자)
'친박' 지도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KBS 세월호 참사 보도 개입 파문을 뒤로한 채 새누리당 대표에 오른 이정현 의원은 9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이제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등 계파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그를 신임대표로 선출한 새누리당의 전당대회는 계파 대결과 '오더'가 난무한 진흙탕 싸움이었다. '친박·비박' 할 것 없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는 '오더' 문자 메시지를 유포했고, 서로의 '오더' 메시지를 폭로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헐뜯기가 자행되었다.
이정현 의원 역시 '친박계'의 조직적인 지지를 받아 당 대표에 올라온 만큼 깊어진 계파 패권의 뿌리를 뽑기는 요원하다. 그는 "(청와대에)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지만 '오더'를 받아 당 대표에 올라온 그가 새로운 '오더'를 거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JTBC를 제외한 6개사는 모두 이정현 의원의 과잉 충성 발언과 청와대와의 '신 밀월관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썼다. 특히 채널A는 9일 이정현 의원의 대표 당선 당일에 이어 또 낯 부끄러운 찬양을 이어갔다. 채널A <
'무수저'에서 당 대표... '거위의 꿈'>(26번째, 최재원 기자)은 이미 보도제목에서 민망함을 감출 수 없다. 이 보도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비서와 당의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당 대표에 올랐습니다" "무려 17계단을 승진한 셈"이라며 이 대표를 한껏 추켜세웠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보도는 TV조선 <'오더 투표'가 단일화 눌렀다>이다. 이 보도는 "새누리당 대표 경선 결과를 분석"했다면서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관행인 '오더 투표'를 미화했다. "친박계의 이른바 '오더'가 현장 투표에 반영"되면서 대세를 가르는 일반당원 투표에서 이정현 의원이 주호영 의원을 크게 앞섰고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박계로 채워진 것도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리포트 내내 "친박 오더 투표 통했다"는 자막을 화면 상단에 띄우기도 했다. 기자는 "권역별로는 최경환 의원 등 친박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경북의 투표율이 31.6%로 가장 높았고, 친박계 김태흠 의원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은 47.2%로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 등 '친박'의 '오더 투표'가 힘을 발휘 한 지역별 투표율까지 화면으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