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시위대 눈에 산탄총 발사... 수백 명 실명 위기

인도령 카슈미르 시위대, 산탄총 맞고 치명적 눈 부상

등록 2016.08.30 07:11수정 2016.08.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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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탄총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카슈미르 주민들의 실태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산탄총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카슈미르 주민들의 실태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뉴욕타임스

인도령 카슈미르의 분리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인도 경찰로부터 산탄총을 맞아 수백 명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각) 인도 정부의 공개 자료를 인용해 경찰이 최근 한 달 동안 카슈미르 분리주의 시위대 진압에 130만 발 이상의 산탄총을 발사했으며, 이로 인해 수백 명이 눈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카슈미르 현지 병원에서 눈을 다쳐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570명에 달하며, 8세 소년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이들 상당수는 부상 상태가 심각해 시력을 잃을 우려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병원은 눈 부상 환자들로 가득하다"라며 "마치 눈병이 돌고 있는 것처럼 젊은 환자들이 모두 안대를 차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경찰이 쏜 산탄총에 맞아 작은 철 조각들이 눈꺼풀이나 안구에 박혀 고통받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 대부분이 망막, 시신경, 홍채 등이 손상되면서 '죽은 눈'(dead eyes)이나 다름없다"라며 " 최소한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산탄총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과격 시위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무기"라며 "눈이 아닌 허리 아래쪽을 겨냥해 쏘도록 지시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카슈미르 분쟁


인도로부터 분리를 요구하는 시위가 수십 년째 이어지는 카슈미르에서는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 히즈불 무자히딘의 청년 지도자 부르한 와니가 지난달 인도 경찰과의 총격전 도중 사망하면서 분노 여론이 폭발했다.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무기를 탈취하는 사건도 벌어지자 경찰의 진압 작전도 더욱 강경해졌고,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자 시위대와 경찰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이 높아지자 인도 정부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카슈미르의 통행 금지를 해제하기로 했다. 또한 시위대 측 대표단과 대화로 갈등을 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인도령 카슈미르의 분쟁은 1947년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할 당시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카슈미르 주민들은 인도가 아닌 파키스탄으로 편입되기 바랐지만, 힌두교였던 카슈미르 지도자가 이를 무시하고 인도 편입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카슈미르의 이슬람 주민들이 분리를 요구하며 폭동을 일으켰고, 파키스탄 정부도 카슈미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인도와의 갈등이 7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인도 #카슈미르 #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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