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대선 '부정선거' 의혹... 시민들 항의 시위

50년 장기집권 '봉고 가문' 또 재선... 야권 '불복'

등록 2016.09.01 16:47수정 2016.09.0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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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서아프리카 가봉에서 '봉고 가문'의 50년 독재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센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각) 가봉 정부는 지난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알리 봉고 현 대통령이 49.8%를 득표하며 48.23%를 얻은 야권의 장 핑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체 집계 결과 자신들이 59%를 득표했다며 승리 선언까지 했던 핑 후보 측은 봉고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 전면적인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수도 리브르빌에서는 핑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봉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최루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며 충돌이 발생했다.

일부 시위대는 의사당 일부 건물에 불을 질러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경찰은 정부 주요 시설을 폐쇄하거나 진입로를 차단하며 경계를 강화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가봉 주재 각국 대사관은 자국민들의 외출 자제를 당부하며 안전 확보에 나섰다.

유엔 "개표 결과 투명하게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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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했으나 부정 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알리 봉고 가봉 대통령 ⓒ 위키피디아


봉고 현 대통령은 가봉을 42년간 통치했던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의 아들로서 사실상 부자 세습 정권이다. 아버지에 이어 2009년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도 부정 선거 의혹으로 시민들과 경찰의 유혈 충돌이 벌어진 바 있다.


가봉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자 정권을 잡은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은 수십 년간 철권 통치를 휘두르며 막대한 재산을 쌓았다. 또한 프랑스 정부의 전폭적인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받으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권좌를 지켜왔다.

하지만 국가 경제의 6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가봉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재정이 크게 악화됐고, 실업률까지 치솟는 등 경제난이 계속되자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높아졌다.


유엔은 최근 가봉 사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개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으나, 가봉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가봉 #봉고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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