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최은영에 "울지 마라, 국민은 피눈물 난다"

[서별관청문회] 핵심증인 없이 맥빠진 청문회 계속, 대우조선 감사실 폐지에 청와대 개입 주장

등록 2016.09.09 14:55수정 2016.09.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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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왼쪽)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분야의 부실과 정부의 지원을 결정한 서별관 회의 관련 각종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한 국회청문회 이틀째인 9일에도 핵심증인 없이 진행됐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증인채택은 불발된 상태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최근 물류대란을 일으킨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회장)에게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특히 한진해운 사태에 사재를 출연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질문이 계속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 400억 원을 출연한 것처럼 기업 부실화에 책임이 있는 최 회장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남편인 조수호 당시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한 후 한진해운 경영을 맡았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한진해운의 부실이 심화됐고, 지난 9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 소유의 화물선들이 채권자들의 압류를 우려해 입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수출입 기업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야, 한 목소리로 사재출연 압박... "어떻게 기여할 건가?"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최 회장에게 '가라앉는 세월호 버리고 떠난 세월호 선장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있다"라며 경영 실패에 대한 사죄와 사재 출연 의향을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울먹이며 "전 경영자로서 도의적 책임 무겁게 느끼고 기여 방안에 대해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사회 기여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시 "도의적 책임과 사회 기여 방안을 강구한다는데 국회 나와서 그런 말하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최 회장의 유수홀딩스가 소유한 빌딩 임대료가 연 160억 원이란 점을 언급하며 "막연한 이야기말고 최소한 어떻게 하겠다 정도는 말해야 한다"라고 최 회장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최 회장의 사재출연 의사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이현재 의원은 "현재 유수홀딩스의 지분을 보니까 최 회장이 18%, 두 자녀까지 37%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한진해운 정상화에 내놓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유의동 의원도 "선박들이 발이 묶여 있는데 아직도 (사재출연을) 생각만 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최 회장을 질책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유수홀딩스 지분은) 경영에 관한 문제라 (사재출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법정관리로 돌입할지 예상치 못해 아직 당황스럽고 시간도 며칠 안 돼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도록 실천하겠다"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최 회장은 이 같이 답변하는 내내 잠시 말을 멈추거나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울지 마십시오,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라며 "(최 회장이) 도덕적 책임을 느낀다면 물류대란에 사재출연 등 공동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해는 사회화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하고, 정부 당국도 경영 기간에 최 회장이 사적 이익을 편취한 부분을 철저히 밝혀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박광온 의원도 "(최근의 조선해운업 사태는) 한국적 기업경영 위기의 총체적 결정판"이라며 "한진해운은 오너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족벌 경영의 위험성과 한계를 드러내는 사태이고, 대우조선해양은 낙하산 경영자가 제도를 무시하며 폭력적이고 기만적인 경영을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감사실 폐지에 청와대 개입"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감사실 폐지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은 감사실을 폐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제도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세 사람을 내려보내려 하니 세 사람이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분명 들었다"라고 밝혔다.

신 전 실장은 이어 "(사외이사들이) 들어온 날짜가 2008년 10월 1일로 저하고 다른 감사실장이 나간 날짜와 동일하다"라며 "청와대 행정관이 당시 민유성 산업은행장과 함께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에게 연락을 한 것으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 부실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며 "당시 남 사장 선임이 잘못됐고 연임도 잘못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 전 은행장은 "당시 보고받은 바는 (대우조선이) 상장사고 하니 감사실을 폐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제도로 바꾸겠다고 하는 보고일 뿐"이라며 "그 제도가 도입될 당시 민간기업이 많이 도입하는 제도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전혀 없었다"라며 부인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해 회사의 조직문화를 망가뜨린 것"이라며 "결국 청와대가 대우조선 부실에 책임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개입해 있으니) 산업은행조차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돈만 대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은영 #서별괂회의 #청문회 #대우조선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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