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만 지나가면 된다! 몇 시간만 더 버티면 돼!!'2016년 9월 13일, 수많은 직장인이 출근하면서 곱씹은 말이리라. 근로기준법상 8시간, 거기에 빼놓지 않고 있을 것만 같은 야근이지만... 뭐, 좋다. 오늘만 지나면 추석 연휴가 시작되니까.
으레 연휴가 다가오면 각종 매체는 추천 도서를 보도하곤 한다. "긴 명절 동안 귀성길 차 안이나 고향에 내려가서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면서 말이다. 언론 보도를 살펴보니 알랭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 드라마로 인기몰이 중인 <구르미 그린 달빛>(윤이수, 김희경, 열림원), 인문 서적 <바이올렛 아워>(케이티 로이프, 갤리온) 등의 책이 추천됐다.
영화관을 찾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밀정>부터 시작해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추석 전 주에 개봉했고, <매그니피센트 7> <벤허(2016)>가 연휴의 시작과 함께 관객들을 만난다. 어떤 직장인은 야근 때문에 보지 못한 드라마나 웹툰을 정주행할 듯하다.
다 좋다. 업무와 멀어지는 단 5일의 해방. 감성을 적셔주고, 이성을 채워주는 여러 콘텐츠들은 연휴가 아니고서는 만나보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연휴처럼 사무실에서 멀어질 때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지는 직장을, 자꾸 당신을 집에 보내지 않는 상사를, 직원들과 다른 세계에 사는 듯한 사장님을 유쾌하게 '까주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 또 스스로 '잘하고 있어'라면서 다독이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이번 기사에선 이름하야 추석특집 '사무실 해독'(Office detox, 오피스 디톡스) 콘텐츠를 소개한다.
[사축일기] "요즘 것들이 해이해서"... 김 부장이 떠오를 것이다 사축(社畜). 익히 알려진 대로 '회사의 가축처럼 일하는 직장인'을 뜻하는 말이다. 지난해 11월에 출간된 책 <사축일기>(강백수, 꼼지락)는 직장인, 특히 '아랫것'들의 일상을 속 시원하게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 작가가 묘사한 직장인의 삶을 감상해보자.
<눈치 게임>1! 2! 3! 4! 5! / 3월이면 학교 앞 호프집에서 / 분위기를 타기 위해 즐겨 하던 눈치 게임 / 눈치를 잘 봐야 벌주를 안 먹는다.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 / 매일 여섯시 반부터 / 퇴근 지옥철을 타기 위해 시작되는 눈치 게임 / 순서를 잘 지켜야 욕을 안 먹는다. - 책 25쪽
<사축일기>는 어느 직장이나 꼭 있을 법한 '꼰대' 상사를 짚는다. 당신의 파트장이, 팀장이, 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쫄지 마시라. 어차피 책 속에 있다. 이 페이지를 읽을 때만이라도 대거리 한번 시원하게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