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름꽃참 예쁜 꽃이 핀다.
이경호
가을이 오기는 한 모양이다. 꽃이 지고 이제 씨들이 맺혀간다. 사그라들지 않을 듯했던 여름은 가고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물가에 긴 입을 뻣어 여름철 내내 하천을 녹색으로 만들었던 줄풀의 암술과 수술이 씨를 준비하고 있다. 흰색의 암술과 갈색의 수술은 이제 곧 씨가 되어 내년을 준비할 것이다.
오디를 한참 따 먹었던 6월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가을이라 훨씬 더 먹을 게 풍부해지는 하천에서 우연치 않게 까마중을 만났다. 서산 시골에서는 땅꼴이라고 부르며 어릴적에 참 많이 먹었다.
집 뒤뜰에서도 쉽게 만났던 까마중을 대전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다. 반가운 마음에 까마중 맛을 너무 많이 보게 되었다. 까만 입이 될 때까지 맛을 보고는 정신을 차려 다시 걷는다. 선생님 중에는 처음 먹어보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다고 하신다. 이것도 경험치에 따라 다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