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웅천에 들어설 29층짜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조감도의 모습.
여수넷통 제공
특히 시행사가 애매모호하다. 송 의원에 따르면 첫 매매계약서상에는 선 투자지인 여수 블루토피아(유)에서 메타디엔으로, 이후 아시아신탁에 매매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블루토피아는 2015년 10월 12일 메타디엔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한화건설은 매수인 메타디엔의 보증인으로 참여했다.
메타디엔도 의문투성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꿈에그린 아파트의 실질적인 분양시행사는 메타디엔이고, 메타디엔은 블루토피아가 설립한 회사라는 풍문이 퍼져 있다. 블루토피아가 아시아신탁 또는 한화건설과 매매계약 하면 될 것을 왜 메타디엔이라는 회사를 거쳤을까. 이에 대해 송의원은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부지 매매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이었다"라고 주장한다.
메타디엔은 꿈에그린 부지매매를 하기 불과 20일 전인 2015년 9월 22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법인 등기를 마친 신설법인으로 자본금은 3억 원이다. 이후 올해 1월 여수시로 법인 이전을 했다. 메타디엔은 부동산 분양 및 매매에 관련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인데 수백억 원대 신규 아파트 부지 견본주택 건립을 어떻게 추진했는지도 의문이다. 여수 블루토피아는 메타디엔과 지난해 10월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블루토피아가 부지매매를 위해 정상적인 입찰과정을 거치지 않고 급하게 땅을 판 것이고, 여수시가 이에 대해 무리하게 변경 허가를 내준 꼴이 된다. 송 의원은 이를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여수시와 업체가 시민은 기만한 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주철현 시장은 메타디엔은 한화의 자회사라고 답했다. 한화그룹도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수웅천 꿈에그린 시행사는 메타디엔이고, 시공사는 한화건설"이라고 밝혔다. 여수시와 송하진 의원은 시정질의 때 나온 의혹 제기에 대해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방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가 업체 입지시설 인허가에 적극 협조한다? 안 될 일"다음은 송하진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이다.
- 꿈에그린 관련해 시정질의를 꼼꼼하게 준비한 것 같다. "이번에 불거진 웅천신도시 문제에 대해 지역민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자료도 빈약해 상당히 힘들었지만 자료를 하나하나 맞춰보니 퍼즐 맞추기였다. 한점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 앞으로 소제지구, 죽림택지, 율촌봉전 택지가 지속적으로 개발된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 웅천신도시를 두고 '특혜와 노예계약'이라고 규정했다. "일련의 과정이 특혜다. 웅천은 정주 인력 3만의 자족도시로 친환경 생태와 해양과 관광, 풍광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국내 전문가들이 입안했다. 그런데 주철현 시장은 명품도시를 이해 못하고 있다. 해운대처럼 고층아파트로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 공원의 높이가 69m인데 아파트 87m 높이 아파트로 조망권과 경관을 모두 망친다.
이는 시민의 공간이 아닌 웅천 꿈에그린을 위한 공원을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특히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체결 문서 중 '제5조 책임과 의무 제1항'을 보면 현대판 노예계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제5조 책임과 의무 제1항을 보면, 여수시는 '사업대상 부지에 대해서 여수 블루토피아가 제출하는 입지계획을 상호 협의하여 지속가능한 행복도시건설에 적합하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 입안하며 입지 시설의 인·허가에 적극 협조한다'고 돼 있다.(이 조항은 2007년 12월 17일 오현섭 전 여수시장 때 만들어졌다. 이때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간의 웅천택지개발사업(웅천신도시) 투자 관련 최초계약이 이뤄졌다. 꿈에그린은 그 이후에 투자가 진행된 사례다. - 기자 주)
이건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조항이다. 이 조항은 '블루토피아가 투자를 위해 요구한 건 여수시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뜻이다. 주 시장은 블루토피아 제안과 요청에 의해 (이 조항을 체결)했다고 답했다. 전임 시장 때 계약이 이뤄졌더라도 블루토피아가 원하면 다해준 건 잘못이다. 이런 건 협의해 변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