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박원순 서울시 사유화 말라"
물대포에 소화전 공급 거부 '가능'

'경찰 물대포에 소화전 용수 공급 않겠다'는 박원순에 발끈, 현행 행정절차법상 가능해

등록 2016.10.07 11:22수정 2016.10.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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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들어온 정진석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이 경찰의 시위진압용으로 옥외 소화전 용수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하고 나섰다. 당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박 시장의 경찰 물 공급 중단은 서울시를 사유화하는 행태다.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행법 상 박 시장은 불법 시위 대응을 위한 법 집행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면서 "대권, 시대적 소명을 운운하기 전에 국정의 기본 원리, 공직자 윤리, 행정절차법부터 다시 공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발언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박 시장의 발언은 현행 행정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라면서 "행정절차법 8조에는 경찰청 등 행정기관이 인원이나 장비가 부족할 경우 다른 행정 기관에 요청할 수 있고, 직무 수행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명재 사무총장도 "기가 찬 일이다. 불을 끄고자 출동한 소방차에 물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시정 운영 책임자이자 대권의 꿈을 가진 사람으로서 시정 운영에 양심이 있는지,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지난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 때도 박 시장의 '경찰 살수차 소화전 물 공급 불가' 입장을 집중 규탄했다.

안행위 여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경찰의 살수차 운용이 사실상 어렵지 않나, 물을 한강에서 떠다 하라는 이야기인가"라면서 "박 시장이 이런 발언을 한 진위를 알아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박 시장의 말은 공권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발언으로, 서울 시내에서 불법 대규모 폭력 시위로 교통마비와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찰의 다른 조치 수단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행정절차법 공부하라더니, '거부조건' 명시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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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출석한 박원순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그러나 정 원내대표의 주장과 달리, 관련 법령은 박 시장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행 행정절차법 제8조는 "인원·장비의 부족 등 사실상의 이유로 독자적인 직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 행정 응원을 요청할 수 있으나 "행정 응원을 요청받은 행정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응원을 거부할 수 있다"고 '거부 조건'을 명시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거부 조건' 중 하나로 "행정응원으로 인하여 고유의 직무 수행이 현저히 지장 받을 것으로 인정되는 명백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명시돼 있다.

실제로 박 시장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소방 재난 본부는 시 산하 기관으로, 소화전에 쓰는 물은 화재 진압을 위해 쓰는 것"이라면서 "광화문에는 정부종합청사 등 주요 기관이 많고, 유사 시 화재에 대응해 그 물을 써야하는데 데모 진압을 위해 그것을 쓰게 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소화전 고유 용도는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므로 시위대 진압에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경찰의 시위진압용 살수차에 옥외 소화전 용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박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우 더민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진압'이 아닌 '구조'를 위한 본래 소화전 용수의 용도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당한 사유"로만 명시 돼있는 소방기본법 제4장 제28조 속 소화전 용수 사용 조건을 "소방 활동, 구조 활동, 대테러 활동" 등으로 구체화해 개정하는 내용이다. 또 관련 시설 사용 시 관계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박원순 #정진석 #백남기 #강신명 #물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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