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간선 지하도로' 주민 위한 시설 아닌 '위해시설'

등록 2016.10.09 14:05수정 2016.10.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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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간선 지하도로 건설과 관련 구로구에 환기구 2곳을 설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도림환기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새로운 공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제는 '환기구 공사 반대'가 아닌, '서부간선 지하도로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오후 구로구 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7일 오후 구로구 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추광규

서부간선 지하도로 환기구 누구을 위한 것인가?

구로구 주민, 매연만 먹고 교통은 더 불편해져

새누리당 구로을 당원협의회(위원장 강요식)는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부간선 지하도로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요식 새누리당 구로당협 위원장, 구로구 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최숙자 의원, 서호연 의원, 박종여 의원 그리고 시민단체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부간선 지하도로 사업을 적극 저지 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요식 위원장은 서부간선 지하도로 저지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네 가지를 들었다.

강 위원장은 첫 번째로 감사원 감사 결과 부정적으로 나온 의견을 들었다.


강 위원장은 "지난 4월 감사원은 교통영향 평가에서 지하도로 통행료 징수, 신호등 설치에 따른 지상도로 혼잡도 상승으로 안양천 시흥대로 등 주변 도로의 기능상실 및 악화가 예상된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민자 지하도로로 통행량 증가로 민자수익이 증대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도로화에 따른 주변 도로 기능 상실로 구로구 주민에게는 좋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신뢰성이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가장 대기오염이 낮은 지역을 선정하여 대기 현황 농도를 측정하거나 광화학 반응을 고려하지 않는 NO2 분석, 현실성 없는 장비 투입량 및 소음도 예측, 한강유역 환경청의 보완 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보아 심각하게 부실한 환영영향 평가였다"면서 "환기구 정화시설 역시 벤조피렌 등 1급 발암물질에 대한 정화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 학교보건법 위반을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신도림고등학교는 환기구에서 135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즉 환기구 위치가 신도림고 상대정화구역에 위치하여 학교보건법 위반의 여지가 있다"면서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은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미터 거리"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네 번째로 불투명한 주민 공청회 및 설명회를 문제 삼았다.

강 위원장은 "서부간선 지하도로 사업 중 환기구 문제는 주민생활과 밀접하므로 아주 예민한 사업"이라면서 "이런 중대사를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조용하게 진행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5년 공청회 2014년 9월 설명회에 해당 지역 주민인 신도림동 구로1동 주민 위주가 아닌 30여명의 일반 주민이 참석했다"면서 "공사 현장에서는 심지어 '친환경 녹지조성, 도서관 조정 사업'이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과연 누가 이런 환기구의 심각한 문제점을 알고 있었을까"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이 같이 문제점을 지적한 후 "지난 2015년 10월 서부간선 지하도로사업 기공식때 박수 친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이렇게 문제투성이인 사업에 대한 후폭풍을 모르고 박수만 쳤던 분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주민들이 갖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탐지하는 것이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분들이 할 일이다"면서 "어쨌든 주객이 전도되었다. 주민들이 나섰다. 신도림동 구로1동 주민들은 우리들의 생존권이 달린 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계속해서 "초기에는 주민들이 서부간선 지하도로 사업의 환기구 문제로 접근했다. 그러나 파헤칠수록 환기구를 넘어 지상도로 지하도로의 문제까지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환기구는 우리 주민의 건강을 해치는 매연 굴뚝으로 당연히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상도로의 일반도로도 교통량 해소가 아니라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지하도로 역시 내부 안전문제와 공기질 관리가 큰 문제다. 최근 5년간 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2957건으로 사망 150명 부상 6753명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치사율이 일반 교통사고의 2.3배로 지하도로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 투성이로 본 사업에 대한 심층적인 재검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이 같이 지적한 후 "가뜩이나 낙후된 구로에 오염된 이미지를 덧칠하는 매연 굴뚝이 세워지는 것을 그냥 눈 뜨고 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제 투성이 검증되지 않은 지하도로의 실체에 대해 구로주민의 단결된 열정으로 입체적인 검증과 아울러 이 사업을 적극 저지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환기시설과 아파트와의 거리를 표시한 그림
환기시설과 아파트와의 거리를 표시한 그림 새누리당 구로을당협 제공

"구로구는 이용 못하고 얻는 것은 매연밖에 없다"

기자들과의 일문 일답을 통해 새누리당 구로을당협은 서부간선 지하도로 공사로 구로구는 이용도 못하고 얻는 것은 매연밖에 없다면서 자신들이 반대에 나선 이유를 보충해 설명했다.

먼저 강요식 위원장은 "서부간선은 2007년도부터 계획이 추진되어 왔다"면서 "이 지역의 신도림동 구로1동 주민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는 구로동 주민들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면서 "처음에는 좋다고 했는데 주민들의 입장을 들어보니 아닌 것 같다. 서울시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이와 함께 "교통흐름을 개선하고 지역단절을 회복한다는 게 사업의 명목인데 지하도는 통행료가 왕복 5400원으로 한 달이면 16~17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지상의 도로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지상도로도 오히려 대형차가 많이 다니면서 교통체증이 상습적으로 유발되면서 매연은 매연대로 더 나온다. 구로구는 산업공단 이미지가 강한데 결국 매연 굴뚝만 세우면서 공단의 이미지만 덧칠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주민들이 환기구 건설은 할 수밖에 없다고 고집하다가 거듭해 절대로 안 된다고 건의하니까 이제는 바이패스 방식 즉 터널 안에서 배기가스가 자체적으로 정화시키는 시설을 설치한다고 하는데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았고 터널 사고 등을 고려할 때 서울시의 이 같은 검토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끝으로 "구청 직원은 처음에는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강행을 하면서 반대의사를 철회한 후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저희 당협은 신도림동 구로구 전 주민들과 함께 주민 알권리 차원에서 이 사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려서 건강권을 지키자는 것이 입장"이라고 부연해 설명했다.

서호연 구의원은 "2007년도에 설계 타당성 조사를 하고 2015년도에 시공식을 하고 공사에 들어갔는데 가장 큰 문제는 서울시 도면이 내려와 이를 검토한 구로구청 환경과와 도로과의 공무원들이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초기에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구로구청 집행부는 문제가 되자 안양천 쪽으로 굴뚝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는 답을 했는데 그래 보았자 주거지역과 그 거리가 얼마 차이가 안난다. 광명시로 간다고 해도 문제다. 반경 수km가 영향권에 놓이기 때문에 결국 피해는 구로구 주민과 인접구가 모두 영향권에 놓인다"고 강조했다.

서 구의원은 이 같이 강조한 후 "이제는 서부간선 지하도로만의 문제가 아니다. 큰 재앙을 가져올 사업으로 세월호는 민간업체에서 만들었지만 서부간선 지하도로는 국가기관인 서울시에서 만들어 서울시민들에게 제 2의 세월호의 위험에 노출되게 만들고 있어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최숙자 구의원은 "주민 대표 선출직으로서 주민들의 민원을 살피고자 뛰고 있는데 성사를 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면서 "굴뚝을 안양천변으로 돌리면 어떠냐고 하시는데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환기구를 설치하지 않고 바이패스를 100억 정도 들여서 설치하겠다고 하는데 서울시는 심사숙고해 방향을 잘 잡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종려 구의원은 "구로 1동 주민들과 생활하면서 기공식에 저 또한 참석해 박수를 쳤다. 진작 알았더라면 결코 박수를 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안 게 천만다행이다. 몰라서 진행 되었다면 쫓겨 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백지화가 되는 게 맞다. 주민들 편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민들과 함께 백지화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는 "협의체를 구성해 저지운동에 나선다고 하는데 유사한 사례를 보면 그 안에서 싸움이 나고 좋지 않은 결과를 낳고는 하는데 이번 서부간선 지하도로 반대 협의체 구성에서는 이 부분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부간선 지하도로는 지하 80m에 총 길이 7.84km, 1.5t 이하인 차량만 이용하는 소형차 전용 대심도 터널로 계획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부간선 지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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