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건강
5. 산업단지 노후설비에 대한 제도개선대책이 필요해<일과건강>은 사망 1명, 부상 21명의 인명피해를 입힌 2014년 7월 31일 전남 '여수해양 조선소' 노후가스통에 의한 암모니아 누출사고를 계기로 노후설비 개선대책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2014년 '주요산단 화재, 폭발, 누출 사고은폐현황 설명회'를 통해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에서 설비수명에 맞게 제때 교체되지 못하고 수시로 보수점검되지 못하는 것이 사업장 현장문제임을 제기하였다.
당시 정부는 사고 3일 만에 정부기관 합동으로 '30년 이상된 전국노후설비 정밀실태조사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노동부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300여 개 사업장에 대한 1차 조사를 실시한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어떤 내용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계획되었던 조사를 마무리하고 대책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특히나 우리나라가 이제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진 이상 근본적인 법제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실천하길 촉구한다.
그해 12월 <일과건강>은 국회의원실과 공동주최한 산업단지 노후설비실태와 개선대책 토론회에서 제도개선 방안으로 '산업단지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제정을 요구한 바 있다.
6. 사고 원인을 사람 실수·부주의에서 찾는다? 화학사고 중 33%가 작업자 부주의로 분석되면 재발방지를 위한 원인찾기를 시작조차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작업자 실사가 주요 원인처럼 보이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바라보는 안전에 대한 관점으로 본다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안전'이라 함은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실수를 하더라도 사고를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수사는 오로지 작업자 중 누구의 실수가 더 많은가를 찾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제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바로 그것은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게 하는 시스템적 원인을 찾는 것이다.
미국환경청(EPA)는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작업자의 실수는 훈련 부족의 결과일 수도 있고, 표준작업절차(SOP)가 부적절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콘트롤 시스템의 디자인이 잘못된 결과일 수도 있다. 장치의 오작동은 보수가 잘못된 결과일 수도 있고, 설계 당시와 다른 조건에서 운전한 결과일 수도 있고, 공정에 부적절한 소재나 원료를 사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전체적인 조사를 하지 않으면, 근본적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
사고의 원인을 디자인과 공학적 조치, 정비보수와 감독, 완화조치 및 장치, 경고 장치, 훈련과 절차, 인간 요인이라는 6가지 시스템적인 분석을 통해 조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사방법은 당연히 인적, 물적 비용이 더 든다. 6가지 요인 중 마지막 인간요인이 덜 근본적인 것이라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사고원인의 대부분을 인간요인, 작업자 실수로 단정하고 손쉬운 방법을 택한다. 나머지 5가지 요인을 찾는 노력은 너무나도 부족하다.
앞서 제기했듯이 정부기관의 보고서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와 같은 부실한 조사보고서는 근본적인 사고원인을 찾기 어렵다. 그러면 사고는 재발되고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고예방의 기본을 무시한다면 희망은 없다. 개선을 촉구한다.
7. 달리는 시한폭탄, 화학물질 운송차량 제도개선 대책이 필요하다화학사고 중 21.4%가 화물운송차량에 기인한다는 것은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을 언제든 갖고 있다.
때문에 환경부도 지난해 화학물질 운송 개선대책을 마련을 한다며 관련 단체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간담회에서는 운반 차량운전자의 피로누적 원인을 불규칙한 운송날짜와 운송시간 등으로 몇 시간씩 대기한다거나 촉박한 운송시간 등으로 안전한 운송을 책임질 수 없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되었다.
또한, 유독물인 화학물질 운송은 일반화물과 다른 관점에서 정책이 필요하며 화학물질 운송차를 지입차가 아닌 화학물질을 운반하려는 사업장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총괄하는 시스템도입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이후 후속사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제도개선마련은 어느 정도 추진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조속한 대책마련과 시행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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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건강 기획국장으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이며 안전보건 팟캐스트 방송 '나는무방비다' 진행자.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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