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참가자가 오늘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와 소감을 전하고 있다.
김소라
'무력감'. 세월호를 바라보면 무력감이 든다고, 참가자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다. 시민들이 세월호 이야기 그만하라고, 질린다고, 지친다고 말하는 것에 상처받지 말라고. 우리는 모두 무력감을 공유했다. 대화하지 않으려는 체제 때문이다. 해도 안 되고, 무엇 하나 변하는 게 없는 싸움에서 남는 것은 무력감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 건강한 싸움을 무시하고, 없던 일로 해버리려는, 그 태도와 싸워나가야 한다.
희생자의 유가족들, 생존자들,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펼친 의인들과 더불어 우리도 당사자다. 모임이 마무리될 때쯤, "싸움과 투쟁이 무섭기만 했다"는 참가자가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고,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416세대라 부르는 청년들이 이러한 대화의 장을 계속 만들어나가자고 다짐했다.
같은 날 7시,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낮에 보았던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이렇게 우리는 모인다. 그날을 잊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