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입은 태화시장 상인들, 비대위 꾸렸다

침수피해 큰 500여 상가 특별재난지역 제외되자 강력 항의

등록 2016.10.12 20:55수정 2016.10.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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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왼쪽)이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지역의 피해 상황과 태화시장 점검 및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태화시장을 방문한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왼쪽)이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지역의 피해 상황과 태화시장 점검 및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태화시장을 방문한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 박석철


제 18호 태풍 차바(CHABA)의 영향으로 상가가 침수돼 큰 피해를 본 울산 중구 태화시장 상인들이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되자 피해보상을 요구하라며 항의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 "울산 태화시장 수해는 함월산 개발 때문").

국민안전처가 지난 10일 울산 울주군과 북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지만 태화시장이 포함된 중구는 제외됐다. 이 때문에 중구 상인들은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지역의 피해 상황과 태화시장 점검 및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태화시장을 방문한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에게 "태풍 피해가 막심한데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못했다"라면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성민 중구청장과 송언석 차관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터전 잃은 상인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인데..."

울산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태풍피해를 접수한 결과, 중구는 공공시설 78건에 155억2000만 원, 사유시설 1255건에 339억9000만 원 등 전체 1333건에 495억1000만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 등 예산이 많이 드는 시설물이 포함된 탓이다.

하지만 태화강 십리대숲 축구장, 야외물놀이장, 둔치 주차장 등 하천 부지 내에 설치된 공공시설 11건 75억2400만 원, 상가와 자동차 등 사유시설 617건에 336억2200만 원이 관련법상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중구청은 밝혔다. 500여 곳 이상의 태화시장 상인들도 사유시설이란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

현재 상인들은 이번 태풍으로 당시 가게에 있던 쌀과 부식 등 식재료와 설비·시설·장치 등이 침수되면서 상가당 평균 수천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발표 때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되자 상인들은 지난 11일 태화시장을 방문한 송언석 차관에게 "태풍피해 상가가 쑥대밭이 되면서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인데 특별재난지역에서도 제외됐다는게 말이 되느냐" "피해를 입은 상인과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피해지원금과 신용대출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하지만 송 차관은 "현재 상황을 매일 같이 보고 받고 있고, 회의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중구 상황도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이에 상인들이 흥분하기도 했다.

급기야 태화시장 상인들은 12일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날 오후 태화시장에서 집회를 열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 특히 상인들은 이번 피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한 (태화시장 뒷편에 있는)우정혁신도시 건설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LH가 설치한 저류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태화강에 합류하는)유곡천이 범람하면서 태화시장과 인근 상가가 침수됐다"며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했다.

울산시민연대·울산환경운동연합 "혁신도시 토사 유입돼 하천 기능 떨어뜨려"

한편 울산시민연대와 울산환경운동연합도 12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수재해를 키운 것은 정부와 울산시의 부실한 재난방지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이번에 침수피해가 발생한 곳 중 하나인 태화시장은 지금까지는 상습침수지역이 아니었고, 태화시장을 덮친 우수는 대부분 (태화강과 합류하는)유곡천에서 흘러들어간 것"이라면서 "하천 복개구간이 시장터인 데다가 일대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어져왔고, 2007년 착공돼 10년째 공사 중인 혁신도시의 토사가 유입돼 하천 기능을 떨어뜨린 점이 작용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은 "유곡천과 태화강 합류지점에 배수지와 펌프장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라면서 "혁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에만 집중했지, 이런 사업이 가지고 올 도시재난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하지 않았던데 원인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의 자연재해는 자연적 요인 못지않게 도시계획적 요인, 도시안전정책 등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동한다"라면서 "중앙정부에 재난지역선포를 요청하는 것 이상으로 울산시 자체적으로 재해대비정책 및 대응시스템 재정비, 복구 및 지역사회 재건방향, 관련 행정규정정비 등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울산 태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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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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