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포스트잇을 채워넣고 있다.
김범진
미세먼지 측정방식을 두고 시민들이 제기한 문제는 주로 낮은 공신력에 관한 것이었다. 국제기준보다 훨씬 높은 관리기준치, 지방 각지마다 측정소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못한 것 등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였다. 미세먼지가 '좋음'으로 표시되었을 때도 간혹 미세먼지의 양이 많아 혼란을 겪은 경험은 다수가 공유하고 있었다.
주로 밖에서 공기를 마셔야 하는 외근자에게 미세먼지는 더욱 심각한 문제였다. 육안에 의지해 위험한 작업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도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하늘은 자칫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는 변수가 된다. 어린 아이나 노약자의 건강에 특히 치명적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놓쳤을 법한 사실이다.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정책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현재 활동 중인 자문기구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진 국회특별위나 시민위원회 등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밖에 미세먼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노후경유차 제한이나 교통량 줄이기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무엇보다도 전문가를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이 지적한 문제의 핵심은 중국발 미세먼지였다. 2011년에만 총 미세먼지 중 49%가 중국에서 왔다. 중국의 비중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자체 발생량은 매년 감소 추세다. 반면 중국은 한국과 보다 가까운 동부 해안가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자국 내 환경보호 차원에서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는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 대책만으론 한계가 있다.
그러나 시는 할 수 있는 일부터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사의 맺음말은 '천리 길을 내딛는 한 걸음'이었다. 시민 한 명, 한 명의 작은 행동을 모아 사회적 담론과 실질적 행동의 계기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이 날 나온 해결책들은 행정 부서에 전달된 뒤 일정 기간 검토와 실행 과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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