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입구 사천왕상 귀 밑에서 거미가 놀고 있습니다. 이 거미 해탈한 걸까?
임현철
- 종교의 미래는 어떻습니까?"궁극적으로 물질과 과학이 지배하는 미래사회는 더 이상 종교가 필요치 않게 됩니다. 젊은이들이 외면하는데 남아나는 종교가 있겠습니까? 미래 종교는 도태될 염려가 많습니다. 기독교는 죽었습니다. 불교는 미래이고, 미래가 불교입니다."
- 기독교가 왜 죽었습니까?"기독교는 폐쇄적입니다. 자기 교회에만 오라고 합니다. 반면 불교는 개방적입니다. 삼사순례 등을 보면 내 절이 아닌 곳에도 가라고 합니다. 상생 자체가 다릅니다. 일례로, 일전에 유럽에 갔었습니다. 관광지마다 있는 그 큰 성당이 유물로 변해 있었습니다. 성당에서 미사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성당이 있는 이유가 곧 미사 아닙니까? 미사가 열리지 않는 성당이 무슨 의미겠습니까. 관광지로 변한 성당에 신은 없었습니다."
- 왜, 불교가 미래입니까?"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람들은 지식과 과학, 지혜가 발달할수록 창조는 허구라는 걸 인식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불교는 '인과응보'라 원인과 결과가 뚜렷합니다. 불교는 과학입니다. 그러나 이것만 믿어서는 불교 역시 도태됩니다. 불교도 미래 문명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근본 패러다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정비하고 바꿔야 합니다. 이는 기독교도 마찬가집니다."
- 새로운 패러다임은 어떤 겁니까?"패러다임은 프로그램입니다. 불교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기독교에서 하는 주일 예배와 공격적 포교 등의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님들이 산속에만 있을 게 아니라 세상 속으로 나와 사람들과 부딪치고 제도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절에 오는 사람만 받아서는 부처님 사상을 제대로 전할 수 없습니다."
- 구체적인 포교 방법이 있습니까?"사찰 70~80%는 스님 혼자 있는 독사리 절입니다. 그래 각 사찰 힘만으로 포교가 어렵습니다. 이를 지역별 권역별로 나눠 서로 연대해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전 세대가 어울리도록 포교해야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운영하는 '한마음선원'은 아주 좋은 본보기입니다. 불교 종파를 넘어 모두가 중생의 삶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적극적으로 교화해야 합니다."
종교의 미래가 어둡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래 우리 사회도 어둡습니다. 물질 만능에 빠진 사회, 그 속에서 허우적대는 탓입니다. 그렇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희망을 찾기 위해선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나서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정신이 죽은 사회는 온전치 못하다는 겁니다. 인류, 정신을 되살리는 일에 힘쓸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