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귀국한 것으로 알려진 30일 오전 최씨 변론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정곡빌딩 서관에서 최씨 귀국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소연
[기사보강: 30일 오전 10시 9분]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의 장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30일 오전 전격 귀국했다. 서울 도심에서 최씨 수사와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지 하루만의 일이다.
최씨의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영국 히드로공항 영국항공(BA)편으로 런던을 출발해 이날 오전 7시 35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씨 혼자 왔다. 검찰 수사팀과 검찰 소환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내가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아니하고 장시간 여행,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변호인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검찰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 자신으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하여 깊이 사죄드리는 심경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원 "최씨 긴급 체포해서 검찰 보호 아래 쉬게 해야"일단 검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오늘은 최씨를 소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루 정도의 말미를 달라는 최씨의 요청을 받아들인 셈인데, 이르면 31일 최씨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씨가 검찰 소환을 늦추는 동안 사건 관련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증거 인멸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들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씨는 여전히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다.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는 인터뷰를 진행할 힘은 남아 있고 검찰수사를 받을 정도의 건강상태는 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최씨의 즉각적인 검찰 출두를 요구했다.
"공권력을 우롱하며 유수의 언론사를 이용한 기획인터뷰와 입국과정 등 세간의 의심대로 범죄행위를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우리는 지금도 어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존재가 최순실씨를 보호하고 조정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마치 피해자인양 언론플레이로 국민을 우롱한다면 더 큰 죄를 짓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은 지금 당장 최씨를 긴급체포해서 검찰의 보호아래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입 맞추기 시간을 주면 수사결과는 뻔하다"며 "대통령이 은폐 기도하면 워터게이트 닉슨 대통령 된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의 비주류 하태경 의원도 "최씨는 명백한 범죄자이고 자유롭게 다니게 하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이미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 해명까지 하지 않았는가? 검찰이 최순실을 공항에서 바로 체포해서 구속하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증거 인멸 시도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체포·구속 사유가 되는 것"이라며 "몸이 아프면 구속 상태에서 병원에 격리 수용하여 치료를 받으면 된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당장 최순실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