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술이 이렇게나 다양, 여긴 어디?

스페인 지역 맥주와 함께 스페인에서 맥주를 주문하는 방법

등록 2016.11.07 14:37수정 2016.11.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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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맛있으면 안주가 필요없고, 좋은 사람과 좋은 장소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마신다면 더더욱 바랄 것이 없다. 그래서일까, 여행 중 마시는 한 잔의 맥주는 여행의 맛 그 자체라 할 만큼 황홀하다.

스페인의 지역 맥주와 함께 스페인에서 맥주를 주문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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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만나는 맥주 맛있는 음식에 맥주를 곁들이지 않으면 섭섭하다 ⓒ 길정현


스페인에는 비어가 없다

스페인에서는 유독 맥주를 '비어(beer)'가 아닌 '세르베사(cerveza)'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불어인 'cervoise'에서 왔고 또 이 단어는 라틴어였던 'cerevisia(효모)'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 'cerevisia'는 곡물의 여신의 이름인 'ceres'에서 온 단어라고 하니 구구절절 사연이 깊은 단어다.

하지만 정작 프랑스에선 이제 'cervoise' 대신 '비에르(biere)'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건 독일 단어인 'bier'에서 온 것. 'bier'의 경우에는 게르만어인 'bior(보리)', 혹은 'bere(마시다)'에서 시작된 단어로 본다고 하니 이쪽이 좀 더 맥주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직관적이긴 하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beer'와 beer에서 파생된 단어들이 널리 퍼져있긴 하지만 스페인에서만큼은 '세르베사(cerveza)'를 기억해두자.

어떤 맥주를 주문할 것인가


수제 맥주 열풍으로 펍마다 특유의 맥주가 넘쳐나고, 마트에 가면 남의 나라 맥주까지 가득하니 더 이상 지역 맥주라는 게 의미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알아주는 맥주를 골라 먹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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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서 방문한 마트의 맥주 코너 전세계에서 온 각종 맥주들로 가득. 한국의 마트와 별반 다르지않다 ⓒ 길정현


* 카스티야 지방 (ex. 마드리드)


이 지역에서는 대개 맥주는 마호(Mahou), 그 중에서도 마호 클래식으로 통한다. 에스트렐라 담(Estella Damn)을 취급하지 않는 식당이 제법 많다. 톨레도의 경우에는 도무스(Domus)라는 지역 브랜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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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티야 지역의 맥주 평범하지만 딱히 흠잡을 것도 없는 맛의 맥주들이다. 모든 음식에 다 잘 어울린다 ⓒ 길정현


* 카탈루냐 지방 (ex. 바르셀로나)

맥주를 주문하면 자동으로 에스트렐라 담(Estella Damn)을 가져온다. 에스트렐라 담(Estella Damn)은 스페인 맥주 중 우리에게 가장 대표급으로 알려진 맥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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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에스트렐라 담 에스트렐라 담의 경우, 여러 라인이 있는데 병 사진은 이네딧 Inedit. 샴페인 스타일로 고급형이다 ⓒ 길정현


* 이비자 섬

이슬레냐(Islena)는 이비자의 화려한 클럽 문화와 어울릴 법한 화려한 병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필스너와 비견될 정도로 깔끔한 맛이지만 다소 씁쓸한 맛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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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자의 이슬레냐 화려한 병 모양과 달리 깔끔한 맛이다 ⓒ 길정현


* 안달루시아 지방 (ex. 그라나다, 세비야)

그라나다에서는 알함브라 궁전의 이름을 딴 알함브라(Alhambra)가, 세비야에선 크루즈 캄포(Cruz Campo)가 대표맥주로 꼽힌다. 크루즈 캄포의 경우에는 청량한 맛, 그리고 다른 맥주들에 비해 거품이 다소 많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크루즈 캄포를 최악의 맥주로 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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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루시아 지역의 대표 맥주 순서대로 알함브라 맥주와 크루즈캄포 ⓒ 길정현


참고. 산 미구엘(San miguel)

필리핀 맥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산 미구엘은 사실 스페인에서 시작된 맥주. 스페인이 필리핀을 지배하던 시절에 스페인의 산 미구엘 양조 기술이 필리핀으로 갔다가 현지에서 더 발전되어 본국으로 되돌아온 케이스이다. 다소 애매하긴 하나 공장이 말라가에 있으니 안달루시아 맥주로 볼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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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미구엘 산 미구엘은 사실 필리핀 맥주가 아니라 스페인 맥주다 ⓒ 길정현


얼마나 주문할 것인가

* cana : 가장 작은 사이즈. 보통 언더락 용으로 쓰이는 크기의 잔을 사용한다. 가게에 따라 가득 따라주기도 하고 2/3 정도만 채워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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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 cana 가장 작은 사이즈. 가볍게 마시고 싶을 때 딱이다 ⓒ 길정현


* copa (cup) :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맥주 한 잔. cana는 대부분 비슷한 용량의 잔을 사용하지만 copa의 경우엔 그 가게에서 어떤 잔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용량 차이가 크다. cana의 2배가 될 때도 있고 그것보다 더 적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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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 copa '한 잔'은 이다지도 다양하다 ⓒ 길정현


*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jarra(jar), pint 등도 통용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보통 관광객이 'one beer'라고 주문하면 cana나 copa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

* botella (bottle) : 병맥주를 주문할 때는 한국과 동일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저의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된 포스팅들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맥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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