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환한 미소가 시험을 앞둔 아이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김환희
07시 30분. 점점 더 많은 수험생이 고사장에 속속 도착하자 후배들의 응원 소리가 더욱 커졌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준비한 선물을 수험생들에게 나눠주며 격려의 포옹을 해주었다.
녀석과 만날 시간이 되어 고사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되질 않았다. 순간, 나의 머릿속은 녀석의 생각으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08시. 고사장 입실 시간이 10분이 남았다. 수험생 대부분이 고사장으로 입실한 듯했다. 녀석의 입실 여부가 걱정되어 고사장 앞을 서성거렸다. 그러나 녀석의 입실 여부를 알 방법은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헐레벌떡 뛰어왔다. 녀석이었다. 가방 하나를 들고 대충 옷을 차려입은 녀석의 모습은 도무지 수험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녀석은 늦잠을 잤다는 변명을 늘어놓았으나 시간이 촉박하여 녀석의 변명을 들어줄 시간이 거의 없었다.
우선, 시험을 잘 보라는 의미로 녀석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연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입실 10분을 남겨놓고 만난 녀석과 긴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나를 보면 시험을 잘 볼 것 같다는 녀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