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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새 무리지어 나르는 자유로변 ⓒ 이안수
자유로!
고양의 행주대교 북단에서 파주의 문산 '자유의다리'에 이르는, 46.6㎞의 고속화도로입니다.
11년 전 서울에서 파주로 완전히 삶의 거점을 옮겼습니다. 그 후 이 자유로는 남한 최서단이자 최북단에 위치한 파주에서 남쪽으로 갈 일만 있는 제게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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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강 하구와 만나는 한강의 가장 하구 ⓒ 이안수
처음 자유로를 오가던 십수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유로에 오르는 마음은 마치 신부의 집을 찾아가는 신랑의 혼행(婚行)길 처럼 설렙니다.
줄곧 하구의 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자유로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입니다.
늦은 오후에 자유에 오르면 석양을 반사하는 수면과 그 하늘을 오가는 온갖 새들은 혼절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2중 철책과 우뚝한 경계초소는 얼음물에 손을 담그는 만큼이나 을씨년스럽습니다.
한강 가장자리가 하얗게 얼었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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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게 언 한강 가장자리 ⓒ 이안수
자유로!
자유로라는 이름에는 애절함이나 갈급함이 배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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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도시화되고 있는 자유로변, 인공조명탓에 어둠의 밤을 맞지 못하는 처지는 사람이 새나 같은 처지입니다. ⓒ 이안수
어떤 것의 이름에는 결핍이나 소망을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자유로는 여전히 우리에게 부재한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깃발처럼 처연하게 울부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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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로는 여전히 우리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 이안수
어제,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 자유로 변을 탐하며 느리게, 느리게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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