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의 기억을 공유하는 '우리들의 7시간' 홈페이지에는 11월 28일 오후 4시 20분 현재 700여 명의 7시간 기억이 모여 5000시간을 돌파했다.
기억하는사람들
한 재능기부자는 28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의혹 핵심에 있는 정치인이나 의료진, 정부 관계자들은 그날의 7시간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무책임한 말로 7시간의 진실을 앗아 가고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 그날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반성하는 한편, 그들에게 우리 시민들은 그날의 7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고 기록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 날의 기억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개발자들은 최소 1만 시간을 목표로 삼았지만, 기한을 두지 않고 이 공간을 계속 열어둘 예정이다. 28일 오후 4시 현재 '우리는 기억합니다' 참여자는 700여 명을 넘어 보관된 기억도 목표의 절반인 5000시간(1인당 7시간)을 돌파했다.
700여 개의 글 속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생을 비롯해 대학생, 취업준비생, 회사원, 신혼부부, 군 복무 중이던 군인, 의경, 제주에서 휴가를 보내던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기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참사 당일이 군복무 마지막 날이었다는 한 청년은 아직까지 전투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부모님께 당당한 모습으로 전역 신고를 하고 채 전투복을 벗기도 전에 비보가 전해져왔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안산'이란 단어가 들려와 멈춘 뉴스에서 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지금 진도로 가야하나?', '가서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안절부절 못하던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저 저녁 늦게까지 전투복을 입은 채 TV뉴스만을 바라보았다. 얼마 전 다시 찾은 광화문 광장, 그동안 애써 잊고 지냈던 그 날의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못했고, 나는 아직 전투복을 벗지 못 했다."('벗지 못한 전투복'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