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국민의당 국회의원
오마이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오후 2시 30분,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본인 잘못은 아니었고, 주변을 관리하지 못한 탓이었다'고 회피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의 임기 결정에 대해서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국회로 공을 미뤄서 '왜 국회로 미뤘느냐'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정조사가 시작되는 날이라 국회로 현장 취재 나왔습니다. 오늘 국정조사 첫 날이고요. 이번 주 금요일, 야당 계획대로라면 탄핵 발의를 해서 표결 처리하기로 한 날인데 사흘 앞두고 대통령께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셨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첫째, 썩어도 준치다. 힘을 아무리 잃어도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판단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도 정치 18년을 한 분은 다르다. 절묘한 수를 던졌다. 우선, 당장 2일 탄핵 표결되면 가결될 분위기였지 않습니까?
야당, 특히 박지원 대표는 표계산 하느라 밤잠을 못자다가 '2일에 표결하면 된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갑자기 표결 숫자가 애매모호해진 것 아닙니까? 새누리당 내 비박계들이 '대통령에게 체면 세울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 '대통령 말대로 국회에서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되는거 아니냐'라고 일단 후퇴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 표 계산을 다시 해야 하는 거고요."
-처음부터 표 계산을 다시 해야 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야당 171표 잡고, 새누리당 비박계에서 29표 플러스 알파가 나와야 하는데 그게 애매해졌다? "그게 29개가 아니라 40~50개 정도 된다고 봤는데 당장 10~20개 정도는 흔들리지 않을까 싶어서요."
-어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나경원 의원은 '우리가 야당이면 무시할 수 있는데 우린 여당이라 대통령이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고려하지 않고 가기가 어렵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실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그런 토로를 하시던가요?"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정치인이 지지자 민심에 따라 살 수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의 저 얘기를 들으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아무리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고 하야와 탄핵에 대해 동의하더라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국민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거든요. 그럼, 비박계 역시 일정 부분 흔들릴 수밖에 없죠. 우리는 그걸 냉철하게 계산하고 탄핵 표결에 들어 가야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당 대표들이 만나서 토의를 하셨을 텐데 '2일 표결을 추진해보긴 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9일에 하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하신 걸로 압니다."
-9일 앞두고 또 대통령이 비슷한 작전을 쓰면 어쩌죠?"그때 가봐서 해야겠죠."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요."우리가 생각했을 때 대통령급 지도자라면 굵직하게 하나의 흐름으로 가야 멋있다고 생각하잖아요. 대통령급 지도자가 말단(공무원)의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어제 재밌었던 게 대통령 얼굴이 정말 환하셨지 않습니까.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50대 여성 유권자들이 많이 돌아섰는데요. 두 가지를 지적하더라고요. 첫째, (대통령이) 몇날 며칠을 고심했다고 하는데 고심했다기에는 표정이 너무 밝다. 둘째, 목걸이가 너무 현란하다. "남자인 제 입장에서는 목걸이가 안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표정이 너무 밝아요. 들어올 때 저 밝은 표정은 뭘까? 결국은 고뇌 끝에 답을 내린 것 같아요. '회심의 역작', '이렇게 하면 한 방에 무너진다'고 생각하신 것 같은데 국민들의 촛불 민심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탄핵으로 가고, 국정조사를 하고, 특검을 하는 것이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작품이 아니라 국민들의 뜨거운 의지, 촛불 민심이 만들어 낸 것이거든요. 저희들은 민심 위에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민심이 변하기 전에는 대통령의 꼼수, 수순 변화로 좌지우지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민주노총 총파업이 예정돼 있고, 저녁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평일 집회로는 처음입니다. 얼마나 모일지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민심의 바로미터에 따라서 야당도, 여당도, 대통령도 결국 촛불 민심이 이 정국을 이끄는 건가요?"그렇습니다. 어제 대통령담화 이후 문자를 많이 받았습니다. 대체로 기조가 무엇이냐면 '그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말씀이라면 귀 기울이려 했는데 이번에 들어보니 들을 가치가 없다', '아예 없는 존재로 치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해서 빨리 (대통령을) 배제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라는 기조가 대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본인(대통령)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국가를 위해 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다만, 대통령직 임기와 관련해서는 저는 모르겠어요'라고 대통령 담화에서 밝혔습니다. "두 가지인데요. 첫째,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학교 동창 아버지 사업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현대 자동차 회장님을 만나서 '이런 회사가 있는데 챙겨 주세요'라고 했는데 그게 공익입니까? 사익입니까? 최순실씨나 차은택씨가 하던 광고 회사들 있지 않습니까? KT에 납품 잘 받아달라고 깨알 같이 챙겨주고, 사람까지 심어주지 않았습니까? 그게 공익입니까? 사익입니까? 롯데에서 70억을 받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는지 모르겠지만, 검찰에서 뇌물 조사, 압수수색 한다고 하니까 '빨리 돌려줘'(라고 한거다). 공교롭게도 반환하고 나니까 검찰이 압수수색합니다. 그것이 공익입니까? 사익입니까? 검찰은 범죄 집단에 동참한 겁니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할까요?대통령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뇌세포의 진행, 결정 DNA 부족 때문이라면 심정적인 연민이라도 있는데요. 이건 대놓고 거짓말이거든요. 처음에는 '특검이고 조사고 철저히 받겠다'고 했는데 깡그리 무시하고 안 받지 않습니까? (이제는) 특검도 안 받을지도 몰라요. 특검이 가는 방향이 (대통령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안 받을 거예요. 지난번에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최순실, 차은택씨 얘기 하니까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유포해서 국가 신인도를 하락시키고 안보를 위협했다', 대놓고 하는 거짓말이죠. 어쨌든 도가 넘었고요.
두 번째, 이걸 왜 국회에 떠넘겼느냐. 본인이 결정하고 책임을 지면 모든 비판을 본인이 지게 되는데 (국회에서 탄핵이) 안 되면 국회 책임으로 돌릴 수 있지 않습니까? 국회 안에는 대통령 세력, 소위 핵심 친박이 적게는 50명, 많게는 70~80명 되지 않습니까? 그런 핵심 친박을 만들기 위해서 지난 4월 총선 공천 때 무리한 공천을 하지 않았습니까? 오죽했으면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 직인을 가지고 나르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혜안이 있으신 거예요. 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하게 친박계를 만들어 둔 거예요. 호위무사들이 국회에 50명~80명 정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든 자신을 보호하려 할 것이다. 시간을 버는 거죠.
최근 정치 분석하시는 분들이 가상 시나리오 던지는 것 중 하나가 반기문 총장이 12월 말이나 1월 초에 들어오면 박 대통령을 독대해서 하야를 권유하고 수용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그때 (대통령이) 하야하면 반기문 총장이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다. 1987년도 전두환 대통령이 4·13 호헌 조치를 했을 때 시민들이 굉장히 강하게 들고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당시 노태우씨가 전두환씨를 만나서 6·29 선언을 유도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국민적 지지도나 인기를 만들어서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만들었거든요. 일각에서는 반기문씨에게 그런 역할을 주면서 정치권에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란 루머도 돌고 있습니다."
-최순실씨는 (국정조사에) 나옵니까?"법으로 하면 나와야 하는데, '나 그냥 징역 더 살고 그냥 안 나갈래'. 지금 어차피 구속돼있으니까. '형을 더 살고 국회 안 나갈래' 해버리면 국회가 어떻게 할 필요가 없거든요. 영장이면 수갑을 채워서라도 데려올 수 있는데 국회가 한 건 '동행명령'입니다. '동행명령'은 말 그대로 명령을 하는 겁니다. 거부하면 영장처럼 강제로 데려올 방법은 없습니다. '동행명령'을 거부하면 국회모욕죄로 처벌 받을 따름입니다."
-긴박한 상황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국정조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다짐 한 말씀해주시지요."진실을 밝혀진다. 곧 '범단 조직도'가 완성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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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반기문 독대로 박근혜 하야 후 국민영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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