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 30분에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만 18세 참정권 요구를 위한 기자회견.
박장식
-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 한 마디씩 해 주시면 어떨까 한다. 엄재연 씨는 '국반청' 인터뷰를 위해 전에도 한 번 만남을 가졌는데, 그래도 자기소개 한 번 더 해주시면 좋겠다.박지윤: 안양서중학교 3학년, 이제 고등학교 배정을 앞두고 있는 박지윤이다. 엄재연 씨와 함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청소년 행동 2'(아래 국반청2) 때부터 활동했고 지금은 틴즈디모의 '실세'이다. 조만간 재연 씨 뒤를 이어서 틴즈디모를 이끌 예정이다.
엄재연: 올해로 청소년 활동 5년차를 맞은 엄재연이다. 박근혜 당선과 동시에 활동을 시작했고, 작년 여름부터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홀로 깃발을 들었다. 그런데 반응이 좋아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국반청2를 만들었고 결국 틴즈디모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공부 못하는 것들이나 이런 것을 한다'고들 하시는데, 인서울 대학에 붙어서 두 달째 신나게 놀고 있다.
김현기: 17살이 된 김현기이고, 내신 산정이 다 끝나고 나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틴즈디모 공보팀장이다. 중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학교 친구들도 '선동'하고 선생님들께도 단체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이용기: 이제 '고3'의 길에 들어선 덕소고 이용기이다. 틴즈디모에서 많은 예쁨을 받는다고 쓰고 동네북이라고 읽히고 있다. 사실은 공보팀원이다. 기자회견장에서 얼떨결에 사회자 역할도 맡아봤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행평가가 '1인시위 하기'였는데, 그 때 진짜 1인 시위를 했다가 여차여차해서 틴즈디모를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 18세 투표권을 주창하는 청소년 단체가 많다. 사실상 거의 모든 청소년 단체가 18세 투표권 도입을 대표적 구호로 삼고 있는데. 국회 본관에 입성한 건 틴즈디모가 처음이다. 국회 '후기' 좀 들을 수 있을까.엄재연: 18세 투표권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국회의사당 밖에서 의견을 외쳐보아야 국회 의원실에 들어가서 항의하는 것보다 효과가 적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다양하게 알아보다가 이재정 의원실과 연락이 닿아 국회 정론관을 대관하게 되었다. 우리가 시위할 때는 보도자료를 미친 듯이 뿌려대야 몇 명의 기자분들만 왔는데, 정론관에는 기자분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굳이 보도자료를 뿌릴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우리가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국회 상임위 회원실로 갔다. 여러 의원님 앞에서 직접 우리의 의원을 전할 수 있었다. 새누리당 의원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는데, TV로 볼 때는 몰랐는데 은근 잘 생긴 의원님들이 계셨다. 표창원 의원님이라던가...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님처럼 은근 귀여운 의원님들도 계셨다.
박지윤: 밥이 맛이 없었다. 떨려서 밥도 못 넘겼는데, 짜서 못 먹었다. 그리고 엄청 넓더라. 걷다보면 다리가 너무 아팠다. 현장에서 시위할 때는 어른들이 어리다고 무시했는데, 국회에 계신 어른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대견하다는 말 대신 인간 대 인간으로 생각해주신 것이 고마웠다.
엄재연: 기자회견 직전에 천정배 의원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오늘 기자회견을 응원한다고 하시면서 함께 해나가자는 덕담을 보내주셨다. 국민들에게는 '동네북'이신 분들이지만 그래도 실제로 뵙는 인성은 참 괜찮으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용기: 보도자료를 나눠주는 등 백방으로 뛰었는데, 기자분들이 생각보다 친절하셨다. 청소년들이 명함을 교환하자고 하면 거부감을 가지실만 한데, 편하게 배려해주시는 것이 고마웠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이미지도 사실 좋지 않았는데, 진심으로 환대하고 지지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힘을 의원님들을 통해 얻게 된 것 같다.
김현기: 국회의원님들이 생각보다 기자회견 때 많이 오셨다.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높은데, 우리가 일개 청소년인데도 불구하고 친절하고 살갑게 대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주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재정 의원님이 안아주셔서 행복했다.
20살인데 조기 대선에 투표 못 한다?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