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재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윤성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 겨울 들어 희귀조류를 포함해 철새들이 찾아온 가운데, 이틀 동안 공기총을 든 사람이 나타나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공기총을 소지한 사람은 4일에 이어 5일에도 파란색 1톤 트럭을 몰고 주남저수지에 왔다. 4일에는 현장 모니터링을 하는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이, 5일에는 창원시 환경감시원이 이 사람을 목격했다.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 공기총을 든 사람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창원시와 환경단체 등은 주남저수지는 철새 보호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올해 겨울 들어 쇠기러기, 오리, 재두루미, 큰고니 등 철새 40여 종이 주남저수지를 찾아왔다. 새들은 주남저수지와 인근 논(무논)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주남저수지에서 총으로 새를 잡으면 법 위반이다. 주남저수지는 수렵이 허용된 지역이 아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총을 쏘아 새를 잡지는 않았지만, 공기총을 든 사람이 주남저수지에 나타나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감시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차량 번호를 파악하지는 못했고, 다가갔더니 도망가 버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남저수지에서 총으로 철새를 잡으면 총포 관련 법 위반이 되고, 만약 천연기념물을 잡으면 관련 법 위반이다"며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총을 든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주남저수지에서 오랫동안 모니터링을 해왔다. 공기총을 들고 온 사람을 목격하기는 처음이다"며 "어떤 형태든 행정기관에서 막아야 한다. 주남저수지에서 사람이 총으로 새를 잡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