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를 타고 다니더라도 가끔 캠핑장에 들러 재정비를 해야한다.
한성은
캠핑카를 이용하면 주유비를 제외하고 다른 부대비용이 전혀 생기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여행 중 적어도 사흘에 한 번 정도는 캠핑장에 꼭 들어가야 한다. 캠핑카는 집과 같다. 그래서 상수, 하수, 오물, 전기 등을 주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캠핑카 하부에 커다란 물통과 오물통이 있어서 상수를 다 쓰면 다시 채워야 하고, 하수가 가득 차면 비워줘야 한다. 화장실 역시 화학약품 전용 화장실에 비워야 해서 캠핑장 이용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전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220v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주로 노트북이나 카메라 충전)에는 외부에서 전기가 공급되어야 했지만, 나중에는 다양한 요령이 생긴다. 냉장고도 전기를 사용하지만, 운전 중이 아닐 때는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북유럽은 캠핑카 여행 인프라가 워낙 잘 갖춰져 있어서 호텔은 없어도 캠핑장은 있다. 도로변에 휴게소보다 많은 것이 캠핑장이다. 게다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하수 시설을 찾아서 이용할 정도의 내공이 쌓이면 캠핑장을 찾는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마지막 문제는 역시 사람이다. 이런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지내다 보면 일행들 간에 갈등도 자주 생길 수밖에 없다.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며 즐겁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그러다 보면 서로 역할 분담이 잘 돼야 하는데, 아무리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라 하더라도 사람이다 보니 불편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마음이 힘들면 몸이 힘든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다.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는 것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
[캠핑카를 빌리는 방법] 크기보다 시기가 가격에 영향한국에서 유럽의 캠핑카를 빌리는 것은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캠핑카 렌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기 회사 차량을 직접 렌트를 해주는 회사가 있고, 여러 회사를 중계해 주는 회사가 있다. 렌탈 중계 회사는 단순히 연결만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결제부터 보험까지 모두 처리를 한다. 차량 업체는 단순히 차량만 제공하는 것이다.
유럽에는 캠핑카 회사가 정말 많다. 캠핑카 여행이 보편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가 없는 사람들은 중계 업체를 이용하는데 나 역시 미국에 본사가 있는 회사(www.ideamerge.com)를 이용했다. 물론 다른 회사도 많다. 중계 업체를 통하면 여러 회사의 차량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편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중계 업체인지 직접 렌트를 해주는 회사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출발 전에 차량 옵션과 관련해서 독일에 있는 렌탈 사무실에 연락을 했었는데, 영어가 통하지 않아 미국 회사로 연락을 한 적이 있다. 그때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캠핑카 크기는 크면 클수록 좋겠지만, 차량 크기가 커지면 주유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한다. 유럽의 경윳값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보통 리터당 1유로(1300원) 정도였다. 다만 차체가 워낙 무거워서 연비가 형편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탔던 Fiat 차량은 리터당 10km 정도를 달려서 좀 놀랐다. 렌트비가 인원수에 정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이 아니니 차량 내부 사진을 보고 선택하면 된다.
렌트 비용은 캠핑카 크기가 아니라 렌트 시기가 중요했다. 독일을 기준으로 도시마다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조금씩 달랐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가격 차이는 거의 2배 정도였다. 그리고 독일의 경우 31일 이상 렌트를 하면 면세 혜택이 있었다. 여행 기간이 길어지면 세금도 꽤 많아진다. 내가 북유럽을 31박 32일로 여행했던 이유도 단순히 면세 때문이었다.
캠핑카 종류는 정말 많았다. 예산과 상황에 맞는 차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중에서 마음에 쏙 드는 차량이 있어도 원하는 날짜와 장소에 없을 수가 있다. 그럴 때는 도시를 바꿔서 검색하거나, 날짜를 바꿔서 검색하는 것보다 회사에 직접 문의 메일을 보내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 반대로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그 날짜에 렌트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캠핑카 보험에 관하여] 수리비 폭탄 피하려면 '재보험'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