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박근혜, 죗값 치르고 나와 시민과 함께 살자"

18일 오후 창원광장 '만민공동회'에서 시민들과 함께해... "촛불 계속 들어야"

등록 2016.12.18 20:28수정 2016.12.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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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가 창원에서 '촛불 시민'들과 함께 했다.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오는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김제동과 함께 하는 만민공동회'를 열었는데, 1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김씨는 먼저 "여러분이 주인이다. 헌법 전문에 여러분 각자가 주인이라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헌법 전문을 외운 그는 "그래서 주인공이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곳은 혁명의 중심지다. 3․15의거가 여기서 일어났다. 가끔 새누리당 도시로 불리기도 했으나 아니죠"라며 "디비면(뒤집으면) 여기서부터 디비진다(뒤집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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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가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기에 앞서, '세월호 우산'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윤성효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언급했다. 그는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이제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그런데 헌재로 공이 넘어간 걸까"라며 "공은 국민이 늘 들고 있어야 한다. 국회가 말을 안 들으면 국회 맞혔다가, 대통령이 말을 안 들으면 대통령 머리에 맞혔다가, 헌재도 말을 안 들으면 공을 맞혀야 한다. 여러분이 공을 들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에 낸 답변서에 대해 거론했다. 그는 "헌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한다. 동의하느냐. 저는 법을 전공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어떻게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냐. 헌법을 한번 살펴보자"며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되어 있는데, 대한민국을 '순실공화국'으로 만들었으니 헌법 1조 위반이다"라고 했다.

이어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는데 '(최)순실'로부터 나오게 했으니 헌법 위반인 것은 확실하다. 헌법에 만인은 평등하다고 되어 있는데, 여러분은 말을 탈 수 있느냐(정유라 말)"며 "헌법 위반한 것을 우리도 잘 아는데 헌재가 모를 리 없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한 게 많다. 여러분들이 집에 가서 헌법을 한 번 읽어보고, 헌재에 여러분이 검사가 된 것으로 생각하고 한 번 정리해 보자. 국민들이 헌법을 가지고 조목조목 대통령이 위반한 것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돈은 우리 안에서 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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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를 초청해 '만민공동회, 시국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진주에서 왔다고 한 50대 남성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자, 김제동씨가 다가가 같이 무릎을 꿇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남성은 "박근혜 누나는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8살 남성이 귀마개를 하고 단상에 오르자, 김제동씨는 "대통령도 아니고 귀를 막아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발언하기 위해 손을 들자, 그는 "내년은 부통령 선거다. 국민이 대통령이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는 말은 술을 먹었건 대통령 성명이다"라고 말했다.

중년 여성은 발언하면서 "박근혜는 퇴각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19살 여성은 부모가 법적으로 이혼하지 못해 '한부모가정'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하면서 "복지 사각지대다. 서류상 문제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놀라운 금액들이 최순실한테 들어갔다"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에 김제동씨는 최저임금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 동네에 아는 청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최저임금 1만원(시급)을 받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하더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있다. 기업이나 경영진이 어려울 때 국민 세금으로 도와주면 경기부양이고, 열심히 일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비용이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낸 세금을 우리가 쓰는 것이다. 1년간 저출산예산이 20조원다. 한해 태어나는 소중한 아이들이 40만명이다. 각자 천만원씩줘도 4조원이다. 그래도 16조가 남는다. 돈은 그렇게 쓰야 한다.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이 편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모든 정책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에 대해, 그는 "지금은 6천원 정도인데 1만원으로 올리면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질 것이라 한다. 최저임금 받는 사람과 자영업자를 모두 도울 방법을 찾으면 된다"며 "일한 사람은 최저임금을 받고 그 영수증을 주민센터에 가지고 가면 거기서 나머지 금액을 보조해 주면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월급 200만원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 최저임금을 올려주면, 일부 언론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올 것이라 한다"며 "누가 지금까지 그렇게 했나. 새누리당과 재벌이 지금까지 도덕적 해이를 했다. 퇴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낸 돈을 우리한테 쓰게 하면, 그 돈으로 비싼 술집에 갈거냐, 해외여행 갈거냐, 별장에 갈거냐. 아니다. 편의점 가고 동네에서 소주 한잔 먹고 삼겹살 먹는다. 그것이 지역경제라 한다. 돈은 우리 안에서 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낙수효과 같은 개뿔 같은 소리 하지 마라. 옥상에 물은 아래로 내려오지만, 돈을 옥상에서 뿌리면 미친 놈 소리 듣는다"며 "국가정책 기조는 누구에게 얼마를 거둘 것이냐는 것과 누구에게 얼마를 쓸 것이냐는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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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가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면서 한 시민과 무릎을 꿇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세월호 참사 때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나는 머리 만지는데 5초면 된다"며 "앞으로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안된다는 말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고 말했다.

김제동씨는 "분윳값도 5천원 이상 차등을 두면 안된다. 돈 내고 맞는 주사와 그냥 맞는 주사 자국이 틀리게 하면 안된다"며 "실제로 여러분이 정책을 만들어 내고, 여러분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여러분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헌법이 개정되면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가 아니라 국민에 속하게 하고, 국회가 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죗값 치르고 오면 누가 돌을 던지겠느냐"

김제동씨는 "탄핵은 헌재만 심판하도록 하는 게 아니고 국민 과반수가 동의하면 직접 대통령이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회의원도 주민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그만 두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들이 국민 눈치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대통령 선거고 40세 이상만 출마하는 게 아니라 20세 이상만 되면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들이 젊은 사람을 겁을 내지. 고등학교 2학년 18세 이상 선거권을 주어야 하고, 중학교 1학년 이상은 교육감 투표권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감이 아이들 눈치를 볼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담반이지만,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대통령 선거권을 줘야 한다"며 "그래야 눈치를 본다. 그래야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을 위한 정책을 실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구속을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담화를 계속했다. 무슨 연쇄방화범인줄 알았다. 국민들이 대통령 담화를 듣고 화가 났다"며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그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힘든지. 피눈물 흘리는 심정을 이제 알겠단다. 인제 알면 어쩌노. 내려 와서 국민들이 피눈물 흘리는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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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는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 윤성효


김씨는 "무상급식 받는 사람. 계속 관저에 있는 사람. 그래도 사람이니까 밥은 주었다. 어떤 직장인이 근무시간에 일을 하지 않았는데(세월호 7시간) 시말서도 쓰지 않았다"며 "세금으로 밥 주고, 경호원 붙여주고, 해외여행도 다녀오도록 했다. 이제 알려졌으니, 자격이 없으니 내려오면 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내려오면 사는 거 재미있다. 우리는 힘들다 해도 사는 게 재미있다. 높은 사람들은 차 문도 누가 열어주지 않으면 나오지 못한다. 내 문은 내가 열고, 의자는 내가 앉는다"며 "대통령이 내려오는 게 아니고, 우리가 사는 곳으로 올라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얼마나 착하나. 죗값 치르고 나오면 그래도 고생 많았다고, 인간적으로 우리와 함께 잘 살자 할 것이다"며 "돈 빼돌린 거 혹시 있으면 법이 그러니까 잠깐 갔다가, 어린시절 친구 둘이 만나 이야기도 하고 오면 된다. 죗값 치르고 오면 누가 돌을 던지겠느냐. 착한 사람들 곁으로 올라와서 같이 살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영어 공부 이야기를 했다. 김씨는 "대학 입시에서 어른들이 힘을 합쳐 최소한 영어 비중만큼은 낮춰주자. 영어를 선택과목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 입사시험에 토익 시험 없애야 한다"며 "네살 다섯 살 아이부터 영어 배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시도 읽고 잠도 자고 음악도 듣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중학생은 영어 기본 회화 정도로 배우고, 고등학교는 선택 과목으로 해도 우리 경제는 잘 돌아갈 것"이라 덧붙였다.

"남북관계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회복해야"

남북관계를 거론했다. 김제동씨는 "다음 정권에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든, 남북관계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자. 미국과 중국, 북한이 무엇을 던져 놓으면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평화든 제재든 대한민국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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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가 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면서 발언했던 한 시민을 안아주고 있다. ⓒ 윤성효


그는 "남북 철도와 교통을 연결해서, 남북 주민은 교류가 안 되더라도 외국관광객이 왔다 갔다 하도록 한다면 전쟁 위험도 낮아질 것"이라며 "그것이 안보다. 개성공단도 다시 열어 기업이 들어가도록 해야 하고, 그것이 평화다. 굴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통일 대한민국의 기반을 다져서, 창원에서 KTX 타고 평양 거쳐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수학여행 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여러분이 힘을 합쳐서 그렇게 해야 하고, 그러면 경제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금 마흔살 정도 되시는 분은 환갑 잔치를 '금강산 가든'에 가서 하지 말고 금강산에 가서 하자. 통일이 되면 부부싸움도 얼마나 스케일이 커지겠나. 화가 나면 맥주 들고 대동강 가서 한 잔 하고 오자"며 "통일이 되어 중국과 미국도 우리 눈치를 보도록 하자. 그 나라를 이길 수는 없지만, 우리가 중국과 교섭하면 미국이 눈치 보고, 우리가 미국과 교섭하면 중국이 눈치 보도록 하자.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유발언한 시민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는 "권리는 헌법 안에 있어서만 아니고, 평등은 법전 안에 있어서만 아니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살아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촛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운동본부는 만민공동회를 마친 뒤 '박근혜퇴진' '민주실현'을 외치며 거리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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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기 위해 참석했던 김제동씨가 김경수 국회의원, 노회찬 국회의원, 여영국 경남도의원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 윤성효


#김제동 #만민공동회 #시국대회 #창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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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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