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대신 여행을 선택한 그들.
마음의숲
투병대신 여행책을 고르기 위해 1층과 지하1층을 여러 번 오가며 마음에 드는 책 몇 권을 찜하고 보니 다 결혼에 관한 서적이었다. 그 중 한 신혼부부의 투병기이자 여행기를 담은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를 집어 들었다.
절판된 책을 찾기 위해 올린 SNS상의 포스팅을 통해 만나게 된 두 사람. 운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둘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진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하지만 신혼생활을 막 누리고 있을 찰나 아내에게서 암이 발견된다.
"결혼을 하면 건강의 의무라는 말을 들었다. 물론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건강은 당연히 의무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그보다 더 큰 책임이 따른다.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단순히 같이 생활한다는 것을 뛰어 넘어, 나의 삶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삶까지도 책임을 지겠다는 무언의 약속이기 때문이다."남편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간병을 하는 강행군을 이어나갔고 아내는 꿈을 잃고 멈춰서 괴로움을 껴안을 수밖에 없었다.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자며 시작한 결혼생활이 어쩌면 흔들릴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서 그들은 투병 대신 여행을 선택했다.
"난 병과 함께 살아가게 됐지만 곧 죽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항상 죽음을 의식하고 살고 있어. 그래야만 이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살 수 있으니까. (중략) 더 늦으면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가자. 언젠가 내가 침대에만 누워있게 되었을 때, 이 기회를 놓친 걸 후회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그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들의 여행 역시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더운 날씨와 불편한 잠자리 덕분에 몸 상태가 나빠져 기약 없이 체류기간이 길어지기도 하고 가고자 했던 여행지를 포기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툭툭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출발했다. 6개 월 간의 배낭여행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실천으로 옮기기로 한 부부. 그들은 지금 경남 산청으로 귀촌하여 살고 있단다.
도서관을 좋아했다. 내 집처럼 드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도서관은 내게는 너무나도 엄숙한 공간이었다. 편안하게 늘어져서 책을 볼 수도 함께 간 사람과 이야기를 볼 수도 뭔가를 먹으면 볼 수도 없었다.
언젠가부터는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바닥에 앉아 보는 날도 늘어났다. 나는 그럴 때마다 편안하게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점 '북바이북'은 내가 그리던 곳과 가장 닮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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