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를 세워 놓은 모양으로 된 유적지 안내 표지판
김윤주
기원전 51년 갈리아(Gallia)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는 파리시이 족이 살던 시테 섬 일대에 도시를 건립하게 된다. 파리가 본격적인 수도로 발전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천 년도 넘는 세월이 흐른 뒤다. 3백여 년 지속된 이 카페 왕조(987-1328) 시기에 파리에는 거대한 성곽과 요새가 세워지고, 수많은 성당과 수도원, 대학이 설립되었으며, 중세 도시의 면모를 갖추면서 유럽 신학과 학문의 중심지로 발전하게 된다. 노트르담 대성당도 이 때 건조된 것이다.
이후 영국과의 백년전쟁(1337-1453), 16세기 종교전쟁의 격동기를 거쳐 앙리 4세(Henri IV, 1553-1610)에 의해 부르봉 왕조(Dynastie de Bourbon, 1589-1792)가 세워진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무너지기까지 200년도 넘게 지속된 부르봉 왕조 시기에 프랑스는 왕권이 강화되고, 파리는 수도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확장된다. 특히 루이 14세(Louis XIV, 1638-1715)의 베르사유 궁전(Château de Versailles)은 절대왕정의 정점과 몰락의 전조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