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이 없어서... 청주시 농아인 사업 반려

농아인협회 청주시지부, 장애인동료상담 절실... 관련법상 지원가능…시, 예산 부족으로 ‘불가’

등록 2017.01.19 13:50수정 2017.01.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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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아인협회 청주시지부가 최근 청주시에 '농아인 동료상담 활동지원 사업'을 제안했지만 예산부족을 이후로 거절당했다.
▲ 농아인협회 청주시지부가 최근 청주시에 '농아인 동료상담 활동지원 사업'을 제안했지만 예산부족을 이후로 거절당했다.충청리뷰

언어소통의 문제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해 10월 사회로부터 격리돼 17년간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에서 살아온 한 청각장애인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 청각장애를 앓아온 A(57•남)씨는 청주시 옥산면 신촌리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해왔다. A씨는 지난해 8월까지 이 곳 비닐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농장 일을 해왔다. 하지만 언어소통의 문제로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었던 A씨는 그 곳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충북농아인협회 청주시지부 김영식 지부장은 "농아인들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배타성이 강하다"며 "특히 교육접근이 어려운 40대 이상 농아인의 경우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사회적 문제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아인의 문화와 일반사회의 문화는 서로 달라 심리적, 정서적, 이질감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아인협회 청주시 지부는 '농아인 동료상담 활동지원 사업'을 청주시에 제안했다.

농아인협회는 "농아인은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고 '수화언어'를 사용한다. 농아인에게는 수화가 모국어가 되는 것"이라며 "수화언어를 사용하는 농아인의 심리상담이나 복지상담을 수화통역사가 모두 이해에는 힘들다. 농아인 동료상담사업에서 해당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해당 사업은 동료상담사 2명을 충북농아인협회 청주시지부에 배속시켜 운영한다. 가정문제, 직장갈등해소, 사회적응력 향상 등을 위해 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대상은 청주시에 거주하고있는 농아인 4000여명이다.

협회는 "같은 처지의 동료와의 대화를 통한 고충 등 문제점을 해결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참여 및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장애인동료상담 절실…예산부족으로 '반려'

이와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청주시는 예산 부족의 이유로 지난해 말 해당사업에 대해서 '예산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협회 측에 전달했다. 사업이 반려당한 것이다. 청주시지부가 제안한 예산규모는 자부담 100만원을 포함, 2000만원이다.


하지만 장애인복지법 제56조 1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장애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장애동료 간 상호대화나 상담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또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제40조의 2, '장애동료 간 상담의 제공기관 및 내용'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립생활센터로 하여금 장애동료 간 상담사업을 실시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장애인복지팀 관계자는 "장애인동료상담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없다. 직접운영은 힘들어 자립생활센터를 통해서 운영비는 지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애유형이 15개가 되는데 각 유형별로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김영식 지부장은 "농아인들이 다른 장애유형의 장애인들보다 지원이 열악하다. 지자체의 지원이 시급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하소연했다. 이어 "법정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농인의 장애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올해 자체사업으로 동료상담사업을 진행중이다. 2018년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지역 장애인복지 관계자는 "법으로도 보장한 사업을 시에서 2000만원이 없어 반려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예산부족은 변명일 뿐이다"라며 "타 장애유형보다 수가 적고 힘이 없으니 시에서도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청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농아인은 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농아인협회 청주시지부는 관련 사업의 필요성을 의회와 시에 재차 전달 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농아인 #장애인동료상담사 #충북인뉴스 #충청북도 #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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