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거리.한국인들에게 반가운 이 거리는 울란바토르 도심 한복판에 있다.
노시경
몽골 불교 역사에 길이 남은 '로브상 하이답 초이징'울란바토르의 개발 열풍 속에서도 몽골 전통의 가치를 간직한 건물들이 고층빌딩 사이에 혼재되어 있다. 칭기즈칸 광장 남쪽으로 걸어가 울란바토르의 랜드마크인 유리빌딩 '블루 스카이 타워(Blue Sky Tower)'를 지나는데, 빌딩들이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는 몽골 전통 기와 건물이 나온다.
초이징 라마 사원 박물관(Choijin Lama Temple Museum). 몽골 라마불교의 모습을 관찰해 볼 수 있는 곳인데 원래 사원이었던 곳이 사원 박물관이 되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유약이 퇴색되어가는 낡은 기와지붕이 사원 박물관의 오랜 역사를 알려주고 있었다. 몽골에서 만난 기와지붕도 곡선이 아름다워 여행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원래 19세기에 지어졌던 이 사원은 화재로 건물이 모두 소실되자 1908년에 다시 세워졌다. 19~20세기 몽골 사원 건축을 잘 보여주는 이 사원건물은 백 년 넘은 역사를 유지하고 있다.
국가에서 관리하던 이 사원은 몽골에 현재 남은 불교 사원 중에서 가장 우수한 건축물이자 몽골 건축의 걸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이 사원 내부에는 몽골의 국보급 유물이 13점이나 전시되어 있어서 전시품도 내실 있는 박물관이다.
이 사원 박물관은 몽골 불교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스님인 라마(lama), '로브상 하이답 초이징(Luvsan Haidav Choijin)'의 이름에서 '초이징(Choijin)'만을 따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초이징은 몽골의 마지막 황제인 복드 칸(Bogd Khan)의 동생으로서 몽골의 신탁사제였고, 이 사원 박물관은 복드칸이 동생인 초이징에게 지어준 사원이었다. 1918년에 이 사원에서 수도하던 초이징 라마가 세상을 떠나자 사원은 초이징 라마 사원으로 불리게 되었다.
'초이징'은 불법의 수호신이라는 뜻으로 나라에 공을 세운 일부 원로 라마에게만 존경의 의미로 주어지던 호칭이었다. '초이징'이라는 이름이 현재까지도 전해지고 있는 것은 이 사원에서 살다 간 초이징 라마가 예언자로서 국가 중대사를 논하고 자문을 해주는 큰 삶을 살다 갔기 때문이다.
불교와 샤머니즘이 결합된 몽골 라마불교에서 초이징은 샤머니즘의 초능력적인 힘까지 가진 불교의 승려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몽골 불교의 신비스러운 모습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몽골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성벽같이 큰 벽돌벽 얌파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