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각, 저도 미치겠어요

[서평] 최명기가 쓴 <게으름도 습관이다>

등록 2017.02.06 10:08수정 2017.0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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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때마다 늦는 사람이 있다. 약속 시간을 30분 늦추면 또 그만큼 늦는다.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은 대개 정해져 있고 늘 변명을 한다. 꼭 함께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가능하면 그런 사람과의 약속은 피하고 싶다. 나는 서너 번 약속을 어긴 사람과는 가능하면 함께 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시간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게으른 유전인자라도 타고 난 것일까 아니면 잘못된 습관 탓일까.

a 게으름도 습관이다 선척적' 게을러너'가 후천적 '부지러너'로 바뀌는 방법

게으름도 습관이다 선척적' 게을러너'가 후천적 '부지러너'로 바뀌는 방법 ⓒ 알키

정신의학과 전문의 최명기가 쓴 <게으름도 습관이다>(알키)는 지각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결합된 좋지 않은 습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만든다.


저자는 1장에서 게으름의 원인이 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알아보고 2장에서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법과 조언, 3장에서는 게으른 습관을 고쳐 부지런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팁을 제공한다.

게으름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게으름의 원인을 다양한 감정에서 찾고 있다. 지나치게 참을성이 없거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거나 열등감이 심하거나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감정으로 스스로 포기하고 미루다보니 게으름이 습관화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기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조절하는 데서부터 게으름의 습관을 고칠 방법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게으름의 원인이 되는 불안, 불만, 외로움, 분노, 열등감, 분리불안, 예민함, 동기 부족 등 다양한 게으름을 유발하는 감정을 짚어낸다면 게으름과 이별하고 부지런한 습관을 몸에 익힐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될 거라는 거다.

불안을 예로 들어보자. 불안감이 심한 사람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지레 포기하거나 일을 최대한 미루게 된다. 그런 행동이 한두 번 반복되면 늦장을 부리거나 게으른 습관이 몸에 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안은 모두 나쁜 것일까. 적당한 스트레스와 각성 상태는 일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요인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불안함을 느끼거나 지나치게 신경이 이완되어 의욕이 없는 경우다.


각성수준과 스트레스 수준이 동시에 높은 불안 상태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각성 수준은 낮고 스트레스 수준은 높은 '지루함' 상태나 각성 수준과 스트레스 수준이 모두 낮은 '졸림'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복적이면서 육체적으로 고된 일을 하게 될 때는 '지루함'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고, 육체적으로 고되지는 않지만 단순한 일을 하게 될 때는 '졸림'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 25쪽.

저자는 지루함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시간 단위로 일을 쪼개어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하는 등 보상체계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졸린 상태라면 몸을 움직이거나 자극을 주어 각성을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 신장이나 간의 이상, 당뇨병 등 신체의 이상, 우울증이나 성인과잉행동장애(ADHD) , 약물이나 게임 중독 증상도 게으름의 원인이 된다. 그런 경우에는 적절한 의학적, 심리적 정신적 상담이나 처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2장에서는 의지력을 흐리게 하는 지루함, 방해꾼, 조급함, 남 탓, 선택장애, 센 고집, 나태함 등 의지력을 흐리게 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금만 앉아 있어도 좀이 쑤셔서 못 견디는 성격이라면 한 자리에 앉아서 하는 일보다는 몸을 계속 움직이는 일을 선택하거나 오전과 오후에 다른 일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일은 시간을 쪼개어 활용하기, 끝내는 시간 정해 놓기 등의 방법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게으른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작하되 끝마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지루한 것을 참기 힘들다면 오전과 오후에 다른 일/공부를 하거나, 일주일에 반반씩 다른 성격의 일/ 공부를 하는 식으로 계획을 세워 봅니다. 시간을 쪼개 쓰고 마감 기한을 정해놓습니다. 모르는 것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되든 안 되든 여러 번 반복하는 식으로 과제를 완수합니다. - 115쪽.

게으름의 가장 큰 특징인 지각의 굴레를 벗자

원인을 알고 보면 의외로 해답은 쉽게 나온다. 원인 안에 답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게으름의 가장 큰 특징은 상습적인 지각이다. 지각하는 습관만 고쳐도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정말 미치겠어요. 늦잠을 자는 날은 어쩔 수 없다고 쳐요. 그런데 일찍 일어나는 날도 이상하게 준비를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가 있어요. 지각 안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는데 도저히 안 돼요." - 191쪽.

지각을 하는 사람들은 의존적이고 남 탓을 하며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자기 합리화에 강하다. 원인을 파악했으면 원인을 제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알람을 켜두고 스스로 일어나세요. 아무리 걱정이 되어도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나의 아침 시간에 하는 일을 하나하나 따져본 후 , 이 가운데 전날 할 수 있는 것은 빼고,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순서를 재배치합니다. 출근시간이나 약속시간을 정하면 최소한 여유 시간을 30분 정도 갖는 습관을 들입니다. - 200쪽.

습관은 이미 굳어져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단시일에 바꾸긴 쉽지 않다. 하지만 하루 이틀 실천을 해나가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 만족감도 커질 것이다. 게으름의 가장 큰 특징인 지각과 결별하는 것만으로도 선천적 '게을러너'에서 후천적 '부지러너'로 변신을 꾀할 수 있을 것이고 어느 새 삶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게으름도 습관이다/ 최명기 지음/ 알키/ 14,000원

게으름도 습관이다 - 무기력과 작심삼일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도권 되찾기

최명기 지음,
알키, 2017


##게으른 습관 벗어나기 ##지각 벗어나기 ##감정 조절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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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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