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공부에 푹 빠진 마을주민들

밤늦은 시간까지 마을회관에 모여 스마트폰 공부

등록 2017.02.09 16:39수정 2017.02.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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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이 스마트폰 교육에 흠뻑 빠져있다. ⓒ 신영근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 세계에서 1위이다. 또한, IT기술 또한 가장 뛰어나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이제는 농촌 지역 마을까지 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인 와이파이(Wi-Fi)가 설치되어 있다. 그만큼 이제 농촌 지역에서도 마음 놓고 각종 농산물 관련 자료들을 검색하고 농산물의 출하 시기를 조정하는 등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가 없다. 필자는 지난 6일부터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는데, 바로 우리 지역의 농촌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스마트폰 활용 교육에서 강의하게 됐다. 강의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두시간의 교육을 하고 있다.


강의를 처음 제안받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강의를?", "스마트폰을 다 가지고 계시려나?" 등의 생각하면서 홍성의 작은 농촌 마을인 장곡면 신동리에서 처음 어르신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 교육을 받으시는 시골 어르신들은 젊게는 50대부터 70대까지 총 12명인데, 12명 모두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계셨다. 불과 3, 4년 전만 해도 농촌 마을에서는 폴더폰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거의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의 스마트폰 교육에 필자가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을 교육을 받는 어르신이 촬영한 모습니다. ⓒ 신영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스마트폰 교육 첫 시간은 기초적인 전화 걸기와 받기, 그리고 문자보내기등을 강의했다. 전화 걸고 받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은 사용하고 계셨지만, 좀 더 자세한 스마트폰 활용 교육에 어르신들의 학구열은 그 열기가 대단했다.

"강사 선생님. 이것 좀 알려줘 봐유~"
"어허. 그거 아까 선생님이 이렇게 하라고 했잔여~"
"아이구~ 이장님. 내가 그때 알았들었으면 지금 물어보간유~"
"하하. 이렇게 사진을 찍으니께 너무 이쁘게 잘나와유~"

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이 스마트폰 교육에 흠뻑 빠져있다. ⓒ 신영근


특히, 장곡면 신동리 마을 이장 오필승씨는 "마을주민들이 즐거워해서 기분이 좋다. 요즘은 시골도 많은 노인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전화를 걸고 받는 정도밖에는 활용을 못해서 이번에 교육하게 되었는데 마을주민분들이 아주 좋아해서 이장으로서 기분이 좋다"며 "남은 시간 동안에도 선생님께 더 많이 스마트폰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활용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동네에서 야유회나 잔치가 있을 때에도 이번에 배운 카메라 사용법을 잘 익혀서 마을 홍보에도 활용해야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강의 두시간 내내 교육이 이루어지는 마을회관에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함께 웃음이 가득하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들처럼 어르신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스마트폰에 푹 빠져있다. 어르신들이 어렵게만 느꼈던 스마트폰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특히, 농촌에서 자식들은 성장해서 타지로 나가 있어 일만 하는 노부부들의 외로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먼 곳에 사는 손자, 손녀의 모습도 보고, 농촌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필수품이 된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방법을 배운 마을주민 최상민씨는 "방금 배운 영상 편집방법으로 작년 여름에 아내와 여행을 갔던 사진으로 영상을 만들었는데 너무너무 신기하고 재밌다. 그리고 손자들이 왜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지도 알겠다"며 "다음에는 아들, 며느리가 집에 오면 아이들과 손자 사진을 많이 찍어서 더 멋있는 영상을 만들어야겠다. 우리 같은 노인네들이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막상 배워보니 할만하다"고 말했다.

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이 스마트폰 교육에 흠뻑 빠져있다. ⓒ 신영근


기자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잘 따라 할까?'란 걱정을 했는데 뜻밖에 어르신들이 잘 따라 하신다. 그렇다.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있으면 또,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 재밌고 다소 늦게 습득을 하더라도 서로서로 도와가며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남은 일주일의 시간에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어디를 가서나 스마트폰을 잘 활용해서 어르신들에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필자에게도 소중한 경험이다

강의하는 두시간 내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끝마칠 시간이 다 되었어도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을 떠날 줄 모르고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필자에게 어르신이 말한다.

"선생님 내일은 더 재밌는 거 알려 줘유~"
#어르신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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