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진주교육지원청 뜰에서 세워진 '평화기림상'.
윤성효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진주사람들이 힘을 모아 세운 기림상에 저희들이 숟가락만 얹은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육감은 "피해당사자의 동의가 없고,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보상이 없는 굴욕적인 위안부 한일합의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림상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우리가 힘을 모으자는 차원의 표징이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경남도교육청 뜰에도 기림상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유채영 학생(진양고)은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할머니들이 겪은 아픔을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다"며 "일본은 사죄를 하지 않고, 시간 끌기를 하며, 점점 더 잊혀지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우리가 할머니들의 아픔을 잊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고 말했다.
제막식은 김태린 진주민예총 지부장이 살풀이, 진주대학생 평화나비팀이 율동 공연, 성모유치원생들이 장구 장단에 맞춘 노래 공연, 노래패 '맥박' 공연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동요 "반달" 노래라 흘러 나오는 속에, 시민들은 기림상 앞으로 이동했다. 박종훈 교육감과 최진덕 경남도의회 부의장, 권만옥 전 진주교육장, 정명규 진주교육장 등이 시민들과 함께 덮여 있던 하얀색 천을 거둬냈다.
이명림 작가가 만든 평화기림상은 19~25세 사이의 서 있는 여성상이다. 단발머리에다 '원치 않았던 삶과 강제로 끌려간 것'을 의미하며 살짝 얼굴을 돌려놓았고, '일본의 사죄를 받아 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의미하며 꼭 쥔 주먹을 하고 있으며, 왼손에는 '평화를 바라는 염원'하는 의미에서 새를 잡고 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는 일본인 사또 쇼진(佐藤正人) 하이난섬근현대사연구회 회장이 교포 이정미 부회장과 참석했다.
사또 쇼진 회장은 "일본에도 소녀상이 세워져야 한다. 일본이 과거 다른 나라를 침략했으니, 위안부 등에 대해 반성하기 위해서 소녀상이 일본에 세워져야 한다"며 "일본은 침략의 역사를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