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벽으로 둘러싸인 광화문광장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퇴진 촉구 제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준비되는 가운데, 광장 주변 광화문네거리, 세종문화회관앞, 세종로공원에서 박근혜 탄핵기각을 요구하는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주최 집회가 열리고 있다. 경찰이 차벽으로 광화문광장을 에워싸 충돌을 막고 있다.
권우성
30만(주최측 추산) 촛불시민의 발이 묶였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8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경찰버스로 인한 차벽 때문에 촛불 집회 참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애국단체총협의회 주최 집회의 사회자는 "촛불 좌익세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우리가 더 크게 외치자"며 집회가 마무리된 이후 군가를 틀어 촛불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집회의 충돌을 우려한다며 광화문 광장 사이에 약 20대의 버스를 동원해 벽을 세웠다. 차 벽 앞에는 방패를 든 의경이 폴리스라인을 쳐 양쪽의 통행을 막았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천명)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광장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광화문역 9번 출구도 이날 오전 9시부터 통제됐다.
정부서울청사 옆에서 촛불집회 입구를 찾고 있던 김아무개(50)씨는 "거의 매번 촛불집회에 참석했는데 이렇게 차벽으로 둘러싸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 것은 처음"이라며 "너무 황당하다. 종각역에서 내려 세종로 사거리까지 왔는데 차벽으로 꼼꼼하게 막아 촛불집회 입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아이들이 따로 오고 있는데 어디로 오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입구를 찾는데 평균 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지영문(43)씨는 "다섯시 반에 안국에서 내렸는데 모든 길이 막혀있어 한 시간 동안 주변을 헤매다 여섯시 반이 넘어 집회에 참석했다"며 "가족끼리 왔는데 태극기를 든 탄핵반대 참가자들만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해 긴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씨는 "미국대사관 옆에 틈이 있어서 그리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고형준(36)씨 역시 종로에서 내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촛불 집회에 참석하기까지 한 시간을 헤맸다. 고씨는 "광화문역에서 내렸는데 출입구가 막혀 다시 종로에서 내렸다"며 "돌아서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는데 온통 차벽으로 둘러싸여 들어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돌고 돌아 미국대사관에 서 있는 차벽 틈으로 겨우 들어왔다. 촛불집회 방해가 너무 심하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