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슈퍼맘'이 아니어도 되는 세상

등록 2017.03.08 13:31수정 2017.03.0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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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대욱

계대욱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문에 그려진 그림을 봅니다. 원더우먼과 슈퍼맨이 아닌 슈퍼맘과 슈퍼파더가 겹쳐 보입니다.


어쩌면 저 화장실 안에서 기저귀를 갈고 있을지도 모르는 엄마와 아빠들. '슈퍼'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육아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무엇이든 만능이어야 하는 엄마와 아빠들.

얼마 전, 저출산의 원인이 고학력 여성 때문이라는 정부 연구기관의 발표가 떠올랐습니다. 여성이 휴학해서 스펙 쌓는 걸 시간 낭비라 여기고 불이익을 주자는 나라. 고학력 여성이 학력과 소득이 낮은 배우자를 하향 선택하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나라.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배우자 탐색하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말에는 실소를 뿜었습니다. 출산지도가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그림의 떡이고 하늘에 별 따기라는 지인들은 결혼도 출산도 안 하면 안 할수록 좋다는 웃픈 농담을 건네곤 합니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결혼, 출산, 양육,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이 모든 것이 먼 나라 얘기처럼 아득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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