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빨라야 2022년

국내, 외 절차에만 5년 소요

등록 2017.04.18 14:45수정 2017.04.18 14:46
0
원고료로 응원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사진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으나 보존방안을 결정짓지 못해 훼손만 가속되고 있다. ⓒ 최수상


10년째 보존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라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빨라도 2022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반구대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국내절차와 국외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야 한다.


국외절차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 후 1년 6개월 동안 진행되는 탁상검토와 현지조사, 그리고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세계유산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절차는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는 국내절차다. 현재 유네스코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있는 반구대암각화가 이후 거쳐야 할 절차는 3단계인데 통과 과정이 꽤 험난하고 까다롭다.

3단계는 1.'우선등록대상' 신청과 선정, 2.'등재후보' 신청과 선정 3.'최종등재대상 선정'으로 진행된다. 최종등재대상으로 확정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를 모두 통과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개월에 한 번 밖에 열리지 않는 문화재위원회의 업무시스템 등을 고려했을 때 어림잡아도 2년 이상 소요된다.

반구대암각화는 그러나 1단계인 '우선등록대상' 신청조차 '보존방안'이라는 암초에 걸려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보존방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소 2년이라는 기간을 더 소비해야 한다는 데 있다. '우선등록대상' 신청은 등재 취지에 부합하는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는 선행 조건이 달려있다. 울산시가 추진 중인 생태제방이 보존방안으로 결정 나더라도 설계와 공사 완료에만 최소 2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확한 공정을 가늠하기에는 보존방안이 결정되고 실시설계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며 "실시설계 후 제방공사를 완료하기까지는 2년 가량 예상한다"고 말했다. 


암초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3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타 등재 신청 후보들과 만만찮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를 신청하는 건수는 2~3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반구대암각화와 같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유산만 전국에서 16건에 이른다. 시기가 겹칠 경우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 다음 단계인 '우선등록대상'에는 2017년 현재 4건이나 된다. '한국의 서원', '가야고분군', '산사', '갯벌' 등이 진출해 있다. 최종등재후보가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최종등재 후보가 된 유산은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통해 2019년 7월 쯤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반구대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올해 안으로 보존방안이 결정 나더라도 설계와 공사에 2년, 국내절차 진행에 최소 2년, 국외절차에 또 다시 1년 6개월 소요되는 등 최소 5년 이상 필요하다.

문화재청 김경희 연구사는 "국내외 모든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더라도 반국대암각화의 세계유산등재는 2022년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보존방안의 결정이 늦어질 경우 타 유산과의 경쟁 등을 고려했을 때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구대암각화 현장 울산광역시 울주군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암각화. 여행객들이 대형쌍안경으로 암각화를 살펴보고 있다. ⓒ 최수상


이 같은 상황에서 보존방안의 결정이 최대 관건인 것 분명하지만 이 역시 올해 안으로 해결될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 3월 사연댐 수위를 낮춰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할 경우 울산 식수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예상됐던 '경북·대구권 맑은물 공급을 위한 취수원 (경북)구미 이전' 사업이 무산됐다.

이에 울산시는 '65m 생태제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4월 중 문화재청에 재상정해 결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태제방안은 자료 보완을 이유로 아직까지 상정되지 못한 상태며 향후 상정시기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 방안은 울산시가 이전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문화재위원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안이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덧붙이는 글 뉴스행동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반구대암각화 #암각화 #반구대암각화보존방안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의 눈을 가진 모래 속 은둔자', 낙동강서 대거 출몰
  2. 2 국가 수도 옮기고 1300명 이주... 이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3. 3 '삼성-엔비디아 보도'에 속지 마세요... 외신은 다릅니다
  4. 4 딸이 바꿔 놓은 우리 가족의 운명... 이보다 좋을 수 없다
  5. 5 전화, 지시, 위증, 그리고 진급... 해병 죽음에 엘리트 장군이 한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