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화포천에 캠핑장 반대, 본래 취지 역행"

김해양산환경연합 등 단체 기자회견 열어... 김해시 허가 절차 밟아

등록 2017.04.24 10:42수정 2017.04.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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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환경이 띄어난 김해 진영읍 화포천에 '캠핑장' 허가 여부를 두고 논란이다. 환경․시민사회단체는 김해시가 캠핑장 허가를 해주어서는 안된다며 촉구하고 나섰다.

김해시 등에 의하면, 땅주인이 지난 3월 화포천 생태학습관 옆에 있는 '카페'를 야영장 관리동으로 하겠다며 김해시에 건물용도 변경 신청했다. 또 땅주인은 카페 앞 논을 야영장 시설로 만들겠다며 김해시에 관광시설 등록을 신청했다.

김해시 허가과는 지난 4월 18일 건물용도 변경을 허가해 주었고, 김해시 관광과는 검토에 들어갔다. 땅주인은 화포천 옆에 '팜핑장'이라는 캠핑장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a  김해 진영읍 화포천.

김해 진영읍 화포천. ⓒ 윤성효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김해교육연대, 김해아이쿱생협, 김해여성회, (사)우리동네사람들, 자연과사람들, 장유아이쿱생협, 정의당 김해시지역위원회는 24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캠핑장 조성에 반대한다고 했다.

화포천은 습지 환경이 발달해 있지만, 최근 들어 개발 우려가 높다. 2014~2016년 사이 매년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황새'(봉순이)가 이곳을 찾아왔지만, 올해는 날아오지 않았다. 또 화포천과 붙어 있는 봉하들판에 대한 '농업진흥지역 해제' 논란도 있다.

이들은 "멸종위기 24종을 비롯하여 온갖 생물의 서식처로 자연의 보고가 되어 일상에 지친 김해시민의 삶을 위로하던 화포천의 안타까운 소식에 김해시민들은 마음을 추스를 여유도 없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화포천 인근에 카페도 모자라 캠핑장까지 들어선다 하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이곳은 참매, 황새, 수달, 삵, 노랑부리저어새 등 이름만 들어도 요즘 보기 드문 귀한 멸종위기 생물 24종을 포함해 600여 종의 생물들이 우거진 갈대와 억새 사이, 큰 버드나무 사이에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화포천의 정비를 시작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둔 것은 아무리 공원이라고 해도 인공적인 것을 억지로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들은 "자연친화적인 혜안으로 여러 해를 자연 그대로 둔 것이 오늘 날 화포천의 생태계가 다양하게 형성되고 유지된 이유이다"라며 "그런데 사람의 발자국소리에도 예민해서 달아나는 생물들의 집 바로 옆에 밤늦게까지 사람의 목소리로 떠들고 마시고 즐기는 캠핑장을 짓겠다는 것은 화포천 본래 정비의 취지와는 역행하는 안타까운 행위"라 했다.


이들은 "사람이면 민원이라도 넣겠지만 밤새 기타치는 소리와 야외 영화 보는 소리, 가족들끼리 즐겁다고 떠드는 소리, 고기 굽는 냄새, 음식물 뒤처리 후 오폐수 등을 감당할 수 없는 말 못하는 생물들은 결국 이 화포천을 떠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 했다.

이들은 "땅주인은 소규모 개인 캠핑장이고, 자신의 재산권이기에 당연한 권리라 이러한 움직임에 억울해 할지도 모르겠으나, 이는 '농촌진흥특구해제'라는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시작된 갑작스런 일이고, 결정이기에 화포천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몸부림을 땅주인도, 김해시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해양산환경연합 등 단체들은 "'화포천습지 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김해시는 화포천 인근 임야와 전답에 대한 용도변경 등의 개발행위를 일체 금지하라"며 "이번 사안의 캠핑장 관리동 건물 용도변경 허가를 취소하고 관광업허가 등 진행 중인 관련 허가들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김해시는 '화포천 습지보호구역'지정'에 필요한 제반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농촌진흥특구해제 후에 봇물처럼 쏟아질 수 있는 개발행위를 규제하고 대책을 세우며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받도록 적극 나서라"고 했다.
#화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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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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