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은 선거용 무기일 뿐이며 국정에선 ‘흉기’로 변할지 모른다고 주장한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5/10)
민주언론시민연합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의 임기 첫날, 조선일보는 <강천석 칼럼/적폐 청산 매달리면 협치는 물거품>(5/10 강천석 논설고문
https://goo.gl/VpJuUZ)을 통해 대내외 국정 운영에서 협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적폐 청산 공약을 이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적폐 청산은 "선거용 무기"에 그쳐야 하며, 국정 운영에서는 "되돌아 나올 길이 없는 일방통행로"가 될 수밖에 없으니 문 대통령은 "그 길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적폐 청산의 방안으로 '법치의 기본'을 바로 세울 것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이전 정부의 국정농단 역시 '법에 의해' 판단 받아야 한다고 거듭 밝혔지요. 그간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해 온 조선일보가 '법대로'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주장을 국정의 "흉기"에까지 비유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강 고문의 이러한 주장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 유권자가 문 후보의 '적폐 청산' 공약을 선택한 결과임을 외면한 것이기도 합니다.
2. 오늘의 비교 보도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 청산 약속에 우려부터 내놓은 것은 조선일보 강석천 논설고문만이 아닙니다. 조중동 모두 사설에서 통합과 협치를 앞세워 적폐 청산 과제를 버리라 요구했습니다.
■ 조중동 사설, '적폐 청산은 문재인만의 주장' 이구동성
사설 중 최악은 동아일보였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대통합 인사'로 새 정부 문 열어야>(5/10
https://goo.gl/KSXtKu)에서 지지율을 언급하며 "지지한 사람보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더 많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선거 과정에서 문 후보나 그 주변에서 촛불 민의를 '적폐세력 청산'이나 '주류세력 교체'로 오독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는 점"이라며 적폐청산에 대한 여망을 문재인 측근의 것으로 축소했습니다.
조선일보도 <사설/문 대통령, '노무현 2기' 아닌 통합·협치 불가피하다>(5/10
https://goo.gl/hwuxhy)에서 "문 대통령을 찍지 않은 많은 국민은 앞으로 '노무현 2기(期)'가 펼쳐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갈등과 분열로 지고 샜던 당시로 돌아간다는 것은 역사의 퇴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 역시 그 수위는 낮았지만 <사설/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은 협치와 통합 요구했다>(5/10
https://goo.gl/B64YoM)에서 "정서의 굴곡과 격한 공방의 찌꺼기를 과거로 흘려보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적폐 청산이란 명분을 내세워 권력기관을 동원한 사정으로 인위적인 정계 개편을 도모하려 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달리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적폐청산과 대개혁을 우선적으로 강조했습니다. 통합과 협치는 이를 실현할 수단으로 제시했지요. 한겨레는 <사설/문재인 대통령, 국민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 만들길>(5/10
https://goo.gl/VlNN1M)에서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건 협치를 통한 개혁과 연대를 통한 청산"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우선적으로 국민의당·정의당과 연정 또는 협치를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습니다.
경향신문도 <사설/문재인 대통령, 새로운 역사를 향해 행진하라>(5/10
https://goo.gl/RxYQZO)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이 "그의 정권교체, 적폐 청산론에 많은 유권자들이 동의한 결과"라며 "과거의 잘못을 적당히 덮자는 게 통합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문재인 대통령에 보내는 기대와 바람>(5/10
https://goo.gl/1JON7E)에서 "소통과 화합, 협치의 기틀을 마련하지 않고는 '적폐청산'도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며 문 대통령과 야당 모두에 "화합과 협치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 국정농단 심판 강조한 경향‧한겨레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 국정농단 심판을 열망한 '촛불 혁명'의 결과임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먼저 한겨레는 "이번 대선 결과는 또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더 나아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9년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의미를 지닌다"며 "국정농단 세력과 그 추종자들이 다시는 한국 정치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향신문 역시 미뤄선 안 될 과제로 "국정농단을 방임하고 은폐한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새 정치"를 위한 "정당개혁, 선거제도개혁", "정권의 선전도구로 전락한 공영방송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언론개혁" 등을 꼽았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전근대적인 국정 농단이 횡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민은 촛불을 들었다"면서도 "그렇다고 새 집권세력에 다른 세력을 청산할 '조자룡의 헌 칼'을 쥐여준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새 정부를 경계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해 아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북핵 긴장 완화 책임 강조한 경향·한겨레
경향신문·조선일보·한겨레·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안보 및 대북 정책 방향을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중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북핵 위협에 평화롭게 대처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새 대통령은 우선 한국인이 한반도 운명의 주인임을 당당히 선언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단호히 결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반도 평화 구상을 통해 한반도 현안 해결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리더십"을 요구했습니다. 한겨레는 "문 당선인은 취임하자마자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대북정책에서 한국 역할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방안부터 모색해야 한다"며 "북한에 단호하면서 유연한 자세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언제나처럼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를 비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교류와 당근으로 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자세"인데 "(김정은은) 이를 통해 지원을 얻어 핵무장을 완비할 시간을 벌며, 한·미를 이간하려 할 것"이라는 겁니다. 또 "얽힌 실타래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중앙일보도 외교·안보 정책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일보는 "동맹과 국제공조의 틀 안에서 그 자리매김을 새롭게 하려는 자세"를 주문했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10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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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임기 첫날부터 적폐 청산 공약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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