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경 도착한 거문도의 투표함, 개표방식 개선해야

이송하는 데만 4시간 걸리고 위험...도서지역만이라도 투표소에서 개표 필요

등록 2017.05.12 15:13수정 2017.05.1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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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거문도가 있는 삼산면투 투표함 6개가 이송 도중 배의 고장으로 10일 새벽 2시경에야 개표소에 도착해 개표가 1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 개표소와 거리가 너무 멀어 투표함 이송에 늘 어려움이 있는 섬 지역만이라도 우선 투표소에서 개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대 대선 여수지역 개표는 10일 오전 12시 20분경부터 2시경까지 약 1시간 40분 동안 멈춰 서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여수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삼산면투의 투표함들이 도착하지 않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여수선관위는 "삼산면투의 투표함을 이송하던 배가 고장이 나서 도착이 지연되고 있다"며 "개표사무원들께서는 투표함이 도착할 때까지 쉬면서 대기하라"고 안내하였다.

투표함 개함 삼산면투의 한 투표함을 개함하는 장면. 표가 몇 장되지 않는다.
투표함 개함삼산면투의 한 투표함을 개함하는 장면. 표가 몇 장되지 않는다.정병진

여수 삼산면투는 거문도, 초도, 손죽도 등 5개의 투표구가 있는 섬 지역이다. 여수 개표소인 흥국체육관에서 약 120k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육로로도 120km라면 먼 거리인데 섬 지역이라 배를 타고 가야하기에 더욱 시간이 걸린다.

여수선관위 관계자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배 사고가 없더라도 삼산면투의 투표함을 개표장까지 이송하려면 4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하였다. 이어 "삼산면투는 본섬 거문도에 4개 투표소가 있고, 초도와 손죽도에 각각 1개씩 투표소가 있어 모두 5개의 투표구이다. 투표가 끝나면 거문도항에서 4개 투표함을 싣고 초도와 손죽도에 들르는데 그 두 섬에는 선착장이 없다. 그래서 선관위가 임차한 배로 100~200m쯤 나와서 해경 경비함에 투표함을 옮겨 실어야 한다"며 투표함 이송 과정을 설명하였다.

9일 심야에 이처럼 삼산면투의 투표함들을 이송하던 도중 해경 경비함의 조타기가 고장 났다. 그래서 인근 해역의 경비정을 불러 투표함을 옮겨 싣고 오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돼 개표소 도착시간은 새벽 2시가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개표사무원들과 참관인들은 약 1시간 40분 정도를 하릴없이 대기해야만 하였다. 특히 개함부의 경우, 여느 때 같으면 가장 먼저 작업이 끝나 귀가했을 터인데 무료하게 앉아서 기다렸다.

삼산면투 투표함 새벽 2시에 개표소에 도착한 삼산면투 투표함들. 배가 와서 비닐로 포장돼 있다.
삼산면투 투표함새벽 2시에 개표소에 도착한 삼산면투 투표함들. 배가 와서 비닐로 포장돼 있다.정병진

개표소에 도착한 투표함들에는 보호 비닐이 씌워져 있었다.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투표함 이송에 동행한 투표 참관인 한 분은 접수부에서 "얼른 집에 좀 보내달라, 새벽 6시에 나와서 투표 참관을 하였는데 투표관리관이 같이 가야 한다고 해서 여기까지 따라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 참관인 외에 투표함 이송에 동행한 참관인은 보이지 않았다. 거문도, 초도, 손죽도에서 개표소에 까지 나오기엔 너무 멀어 투표함 이송의 참관을 포기한 것이다.

삼산면투 5곳과 사전투의 투표자수를 모두 더해보니 1065매다. 여수 시내권 투표구 1개 수준도 되지 않은 정도의 적은 투표수이다. 이토록 머나먼 곳의 투표함을 굳이 개표소까지 이송하느라 많은 시간과 인력을 허비하지 말고 도서 지역만이라도 우선 투표소에서 개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산면 제1투 삼산면 제1투 개표상황표. 투표자수가 124명이다.
삼산면 제1투삼산면 제1투 개표상황표. 투표자수가 124명이다.정병진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선거과 직원은 "저희도 개표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병행(도서지역 투표함의 투표소 개표와 집중식 개표의 병행)도 방안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여수선관위 관계자도 "도서지역만 부분적으로 투표소 개표하는 방법도 좋은 방안이다. 우선 제도가 개선돼야할 것이다"고 하였다.

이어 "도서지역은 늘 우천, 풍랑주의보를 살펴야 한다. 최종적으로 배가 못 뜨는 경우는 헬기도 동원해야하기에 저희가 미리 요청해 놓고 그랬다. 그런 상황이다. 도서지역은 기상여건에 항상 어려움이 있다. 여수 신항에서 거문도까지 운항하는 배편은 하루에 2회가 전부다. 그마저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철부선이 아니라서 많은 짐을 싣지도 못한다. 그런 배에 투표함을 옮겨 실을 때면 파도가 높을 땐 위험하다"고도 지적했다.


여수시선관위는 이번 대선 투표 관리를 위해 삼산면투의 투표관리관과 행정관을 시청 공무원 중에서 파견하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거문도, 초도, 손죽도 같은 먼 섬지역의 투표소에는 투표관리관, 행정관, 참관인 등을 여수 시내에서 파견해 투표소 현장에서 곧장 개표하면 개표시간을 훨씬 단축하고 이송 과정의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여수시선관위 관계자는 "그러려면 개표의 공정성을 위해 투표관리관을 정예화 시켜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보냅니다.
#여수시선관위 #투표함 #투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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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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