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제 말 좀..." 국민인수위원 30인의 거리 제안

[현장] 국민마이크에 실린 목소리들... '사드철회'·'사시존치'등 의견 만발

등록 2017.05.27 21:24수정 2017.05.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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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 행사장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 행사장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신상호

"사드를 철폐해주십시오."
"군사법원을 민간으로 이양하고 군내 동성애 처벌법을 폐지해주십시오."
"사법고시를 존치시켜 주십시오."
"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성을 인정해주십시오."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 한글공원에서 마이크를 잡은 많은 시민들이 바라는 정책들을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이날 첫 막을 올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발언 내용들은 국민인수위에 전달돼 향후 새 정부의 정책에 반영된다.

행사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인사말을 통해 "새정부의 국정운영 어려분과 함께 하려 한다, 국가정책을 제안해주시면 함께 논하고 실행하겠다"라면서 "가족과 함께 오셔서 좋은 정책을 많이 주시면, 직접 보고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은 지난 겨울 촛불집회를 진행했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주관하고, 인권운동가 박진씨가 사회를 맡았다.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A4용지에 원하는 정책을 적어서 즉석에서 주최 측에 전달하면, 시민 1명당 5분의 발언권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발언자들에게는 모두 '국민인수위원'이란 호칭이 붙었다.


이날 국민인수위원의 첫 번째 제안은 '사드 철폐'였다. 첫 번째로 국민 마이크를 잡은 박경범 국민인수위원은 "성주 사드배치 발표가 나고 성주, 김천은 반팔을 입고 싸움을 시작했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촛불을 들었다"라면서 "아무런 권력도 집행할 책임도 없는 사람들이 사드 알박기를 진행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불법을 자행한 황교안과 한민구 이 모든 부역자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라면서 "광화문 촛불이 요구했던 정신과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촛불에 대해 철저히 원점 재검토해 사드를 다시 미국으로 철거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군사법원의 민간 이양과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형법을 폐지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군인권센터에 근무하는 김형남 국민인수위원은 "인권센터에서 일하다보면 죄가 없는데 벌을 받거나 죄가 있는 사람을 벌주지 않아 생기는 억울한 문제가 많다"라면서 "높은 사람이 죄를 지으면 벌을 주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법원은 군인들의 통제를 받고, 장군들이 제도적으로 판결에 개입할 수 있다"라면서 "군대에서도 평시 군사법원은 민간 이양이 추진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또 군대 내 동성애자들이 단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처벌받고 있다며, 군형법에 규정된 동성애 처벌조항을 폐지해달라고 강조했다.

여러 명이 같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배광룡, 이종배, 진재영, 선글라스맨 등 4명의 국민위원들은 사법시험을 존치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로스쿨로만 법조인을 뽑게 되면 돈 없는 서민들은 법조인을 꿈도 꿀 수 없고, 신분제 사회로 돌아가게 된다"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실력만 있으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법시험을 존치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선거법 개정을 주장한 김현우 국민위원은 촛불 형태의 모형을 쓰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부 국민위원들은 발언 시간 5분을 넘겨 발언하거나, 별도로 추가 발언 시간을 요구하면서 다소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지만 행사 진행에 큰 지장은 없었다.

이밖에 원청업체의 사용자성 인정과 재개발 악법 철폐, 미세먼지 해결, 해산된 통진당의 명예회복, 최저임금 1만원 즉시 실현 등 다양한 국민위원들의 요구가 마이크를 통해 전달됐다.

국민인수위는 이날 현장에서 모두 30건의 정책 제안을 접수했다. 시간이 지나서 자리를 뜬 사람을 제외하고는 제안한 사람 모두가 발언권을 얻었다.

한편 국민마이크는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 있는 한글공원에서 열린다. 7월 12일까지 총 5차례 열리며, 이 곳에서 접수, 발언된 정책 제언들은 국민인수위원회에 전달된다. 인수위는 향후 정책 실현 여부를 각 정책 제언자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에서 김현우 국민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에서 김현우 국민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신상호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에서 한 국민위원이 정책 제안을 적고 있다.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민마이크 프로그램에서 한 국민위원이 정책 제안을 적고 있다. 신상호

#국민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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