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기념관 1층 모습. 이 건물엔 엘리베이터 옆 게시판 1개(노란색 체크 표시)가 전부다.
김수정
통제받는 표현의 자유사실상 게시판의 자유로운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위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기념관 1층 내부에는 게시판이 1개밖에 없다. 하나뿐인 그 게시판은 공용 게시판이다.(학생지원팀의 검인이 필요하다) 그곳에 붙이지 못하면 다른 게시판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결국 기념관 1층엔 대자보를 붙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굳이 공용 게시판에 붙이고 싶은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한 것에 숨이 막혔다. 물론 다른 건물, 다른 게시판들도 있다. 하지만 기념관 1층이 내 게시물을 공론화시키기 좋은 장소라고 판단해 그렇게 말씀드린 건데, 서로의 의견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허공에만 맴돌았다.
다른 학교는 어떨까 얼마나 다를까. 타 학교의 게시판 분위기는 어떤지 비교/대조하기 위해 대자보로 유명한 서강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를 살펴봤다. 세 학교를 선정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일단 서강대는 서울여대와 학생 수가 비슷하다. (서울여대 학생 수 8745명-2014년 기준, 서강대 학생 수 8377명-2013년 기준) 학생 수가 비슷한 학교에서 게시판 문화와 개수를 비교하기 좋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또한 얼마 전 육군 동성애자 색출 사건 후 "나도 잡아가라" 대자보로 화제가 됐었다.
고대는 2013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로 한국 사회 전체를 들썩였다. 이화여자대학교는 같은 여자대학이고, 작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 때 대자보로 주목을 받았다.
각 학교마다 특정 건물을 1~2개로 정해 게시판을 살펴봤다. 건물을 고르는 기준은 (1) 학생들이 교양수업을 수강하러 제일 많이 오는 곳, (2) 매점이나 식당, 카페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서강대는 김대건관, 이대는 학관과 학생문화관, 고대는 굳이 건물을 정하지 않았다. 대신 고대 정경대 후문이라는 '게시판 길'을 확인했다. 각각 외부 게시판은 몇 개인지, 내부 게시판은 몇 개인지,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각 대학 학생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봤다.
서강대 "검인은 필요 없습니다. 대자보는 그냥 자율적으로 붙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