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 경기도미술관 강당에서 안산의제21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던 ‘416안전공원 전문가 심포지엄’이 반대 주민들의 항의로 무산되자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16가족협의회 회의실에서 약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호열
심포지엄은 416가족협의회 회의실로 옮겨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식으로 진행됐다.
이영범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의 사회 속에 문정석 도시연대커뮤니티센터장이 '모두를 위한 416안전공원 디자인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문 센터장은 추모공간의 명소 만들기 방안으로 ▲ 지역사회와 꾸준한 교감을 통해 점진적 추모공간 조성 ▲ 지역민들의 일상공간과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한 고민 ▲ 미래를 위한 가치와 의미, 공공성을 모두 담은 하나뿐인 공간 ▲ 생명의 귀중함에 대한 사회통합의 가치가 구현된 장소를 꼽았다.
문 센터장은 추모공간이 우리 사회에 주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 첫째,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문화적 방식 둘째, 그 문화를 통해 공동체와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기 셋째, 주민들의 의지와 참여로 더 좋은 마을과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 넷째, 분열된 우리 사회에 지켜야하는 공통의 가치 이야기하기로 나눠 말했다.
전대욱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416안전공원의 경제적 가치 및 효과' 발제에서 안전공원의 추진방향을 '마인드(Mind, 세월호 집중피해지역) 마크(Mark, 화랑역세권 개발) 도시 안산'을 전제로 경제적 효과를 검토했다.
전 연구원은 416안전공원 건립지역으로 꼽힌 화랑유원지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2014년 이후 오토캠핑장이 사실상 휴무 상태로 레크리에이션 기능을 상실해 안전공원 조성을 통한 레크리에이션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기억과 안전에 대한 인식 제고, 현 세대의 소통과 미래세대의 교육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 또 다른 참사가 되풀이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회피하는 면에서 존재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비용 절감과 관련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소통과 화합의 어려움이라는 사회적 비용에 관한 것"이라며 "치유와 소통, 화합과 공동체라는 사회적 가치를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 돼야 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위원은 안전공원의 가치제고 방안과 관련 첫째, 안전공원 내 복합기능화를 추진하되 소수의 주도가 아닌 주민의 고른 참여와 숙의에 의한 추진 둘째, 시민과 안산시의 지속적 협치와 활용을 통한 소통과 치유 셋째, 긍정적 효과를 높이고 부정적 효과를 줄일 수 있도록 집단지성의 시민 역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발제가 끝나자 패널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던 최혜자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는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오늘 심포지엄에서 나타난 반대 주민들과 앞으로 어떻게 통합하고 서로를 인정하며 합의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봉안시설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며 두려워하는 주민들을 보면 문화적 차이가 얼마나 큰지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반대 주민과의 소통 충분했나... 정도 걸어야"질의응답에서는 416안전공원 건립 추진 과정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와 함께 시민사회단체 내부를 성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재용 정의당 경기도당 노동위원장은 "반대 주민들이 공원 조성지로 와동을 추천했는데,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화랑유원지로 일방적으로 진행해 온 게 현실"이라며 "주민들에게 안전공원 건립과 관련해 충분한 설명해 왔는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철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장은 "반대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일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며 "향후 공원 조성 일정에 대한 제언과 시 외곽으로 공원으로 옮겼을 경우 어떨지에 대해 의견을 말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재호 416안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안전공원과 관련해 정해진 결론은 없다"며 "반대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시간과 공간이 부족했던 만큼 반대 여론을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반대 주민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준비해서 대화할 것인지가 남은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장은 "반대 주민들에게 제시할 안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특히 안산시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게 문제다. 시가 화랑유원지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게 없다. 반대 주민들과 함께 시에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옥희 안산탁틴내일 대표는 "안전공원 건립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의 일정에 따라 심포지엄 등을 요식행위의 일환으로 진행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며 "반대 주민들은 논의과정에서 배제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대욱 연구원은 "안전공원을 시 외곽에 조성할 경우 추모기능만 남고 레크리에이션 기능은 상실하게 된다"며 "핵심적인 문제는 입지 선정인데, 공원의 이원화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반대 주민과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영범 교수는 "주민들 간에 서로의 입장을 듣는 자리가 필요하고, 대화 창구를 모색하는 채널을 통해 선입견과 편견을 누그러뜨려야 한다"면서 "외곽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접근성과 추모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타당한지 의문이다. 오늘과 같은 갈등의 노출은 오히려 긍정적이고 건강한 신호로 생각하고 결자해지를 위한 채널과 노력을 병행해 가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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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안전공원 조성, '도심'-'외곽' 놓고 끝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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